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여성 고용 악화 대책을 내놨다.

코로나로 악화된 경제 불황으로 여성과 남성 노동자가 모두 타격을 입었지만 그중에서도 여성은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1년간 여성 취업자 수는 60만 명가량 감소해, 줄어든 전체 취업자 수의 60퍼센트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 여성 일시휴직자 수는 50만 명으로, 2019년 대비 두배 이상 증가했다.

이번 방안은 실업과 무급 휴직, 임금 삭감으로 말미암은 여성 노동자들의 고통을 경감시키기에는 너무 미흡하다. “특단의 대책”이라는 정부의 말이 무색하다.

일자리 정책의 대부분은 이미 전에 내놓은 방안의 재탕이거나 지원 대상을 소폭 확대하는 수준이다.

이번 방안을 통해 정부가 창출하겠다는 일자리 수는 5만 7000개 정도다. 그런데도 정부는 공공·민간 부문에서 올해 78만 개 여성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홍보한다. 올해 초 문재인이 정부 재정을 직접 투입해 일자리 104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중 69만 개가 여성에게 돌아간다고 보고 이를 포함해 총 78만 개의 여성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저질 일자리

그런데 정부가 만들겠다는 ‘직접 일자리’ 104만 개의 절반 가까이가 ‘노인 일자리’로 양질의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다. 이번에 추가로 만들겠다는 5만 7000개 일자리도 저질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제시한 일들은 단기 아르바이트에 지나지 않는 재활용품 분류·배출 관리 업무나 국립공원 ‘환경지킴이’(쓰레기 수거), 생활방역 지원 등이다.

물론 실업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이런 일자리가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러나 안정적 일자리가 아닌 임시·단기 일자리로 실업난에 처한 사람들의 고통을 해결할 수는 없다.

정부가 노동자 서민 여성의 실제 삶이 아니라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고용 지표 개선에만 급급한 모양새인 것이다.

경력단절여성 등을 채용하는 기업에 특별고용촉진장려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하지만, 그 규모가 매우 제한적인데다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지도 불확실하다. 불황기에 기업주들이 지원금을 받으려고 추가 고용을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여성의 복귀를 위한 구직촉진수당(총 3만 명에게 6개월간 월 50만 원씩 지원)이나 노동자가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할 때 주는 비용 지원(총 12만 명에게 최대 50만 원), 재가 돌봄근로자 생계비 지원(15만 명에게 50만 원 1회 지급) 같은 수당 지원 방안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이런 지원은 막막한 상황에 처한 노동자들에게 조금은 위안이 되겠지만, 지원 대상이 매우 적은데다 기간도 한시적이어서 생계 위협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밖의 대책들은 대체로 직업 훈련이나 교육, 상담 등과 관련된 것들이다. 이런 지원도 최악의 고용 위기를 해결할 대책이라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그러면서 정부는 유연근무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에 지원 및 인센티브를 확대한다고 한다. 정부는 코로나19를 기회로 유연근무제 도입을 확대하려 해 왔다. 유연근무제는 “일·생활 양립”은커녕 기업주들이 더 적은 비용으로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인력을 쓰겠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여성들이 다수 종사하는 돌봄 일자리의 노동 여건을 개선하겠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 사회서비스원을 몇 곳 더 늘려서 돌봄서비스 노동자의 직접 고용을 추진하겠다고 주요하게 밝혔다.

실효성 없는

그러나 이 방안이 돌봄 노동자들의 저임금 불안정 문제를 별반 개선하지는 못할 듯하다.

문재인 정부는 보육, 요양, 간병 등 사회서비스의 질이 낮고 노동자의 처지도 열악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사회서비스원을 설립했다.

그러나 이는 문재인 정부의 다른 공약들처럼 거듭 후퇴하며 누더기가 됐다. 사회서비스원의 고용 규모가 매우 적은데다 중앙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지 않고 지자체에 내맡기는 방식이다 보니 노동자들의 처우는 여전히 열악한 상태다.

양질의 공공 일자리 대폭 늘려야 정부는 재파업에 돌입한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콜센터 노동자들의 직접 고용 요구도 외면하고 있다. 2021년 3·8 세계 여성의 날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3시 스탑 공동행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김숙영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지부장(왼쪽) ⓒ이미진

이밖에도 정부는 노동시장 내 성별 격차를 완화하겠다며 성평등현황공시제도 도입이나 적극적 고용개선조처(소수집단 우대정책)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업을 강제하지 않는 이런 조처들은 이미 일부 도입돼, 노동시장 성차별 완화와 여성 고용 확대에 별 실효성이 없음을 보여 줬다.

실업과 저임금, 소득 감소로 고통 받는 여성 노동자들의 조건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대책이 필요하다.

저질 일자리 양산이 아니라 국가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책임지고 양질의 공공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또, 기업주들의 해고와 무급휴직 조처를 금지하고, 생계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에게는 충분한 금액의 생계비를 지급해야 한다.

돌봄 등의 사회서비스를 정부가 책임지고 제공하고 노동자들의 조건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한 재원이 없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는 기업 지원과 국방 예산에만 수백조 원을 쏟아부었다.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지키려면 정부의 잘못된 우선순위에 맞선 아래로부터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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