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현대중공업노조와 사측이 2019년과 2020년 2년치 임단협 잠정합의를 했다. 2월 초에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후에 나온 2차 잠정합의안이다. 1차 합의보다 격려금(200만 원)이 추가됐고 일부 문구가 조정됐다.

이번 2차 잠정합의안도 1차 합의안과 마찬가지로, 2019년 기본급은 조금 올리지만 2020년 기본급은 동결하기로 했다. 많은 노동자들이 기본급 동결에 분노해 반대했는데도 사측은 여전히 동결을 고수한 것이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744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주가 늘었다.

그런데도 사측은 노동자들의 임금은 동결했고, 반면에 자신들은 배당금 잔치를 벌였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은 주식 배당수익률이 국내 기업 중 가장 높았고, 정몽준·정기선 사주 일가는 배당금만 약 931억 원을 챙겼다.

게다가 사측은 같은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는 현대중공업보다 기본급을 더 많이 인상했다. 이런 차별과 이간질도 노동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 밖에도 이번 잠정합의안은 문제가 많다. 노사가 논의하겠다는 “선택근로제”는 탄력근로제 도입의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최근 사측이 일부 하청 노동자들에게 탄력근로제 동의 서명을 강요한 것을 보면 이런 우려가 단지 기우만은 아닐 수 있다.

또, 이번 잠정합의에는 노조가 회사의 경쟁력 강화에 협력하겠다는 내용들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노동자들의 단결과 투쟁에 도움이 안 되고, 사측이 다시 공격에 나설 때 노동자들을 더 무력하게 만들 수 있다.

2019년 법인분할 반대 투쟁으로 생긴 1415명 징계가 철회되지 않은 것도 많은 불만을 사고 있다. 해고자 4명 중 3명만 재입사 조처를 한다는 점도 문제다. 게다가 노조가 법인분할 반대 투쟁 과정의 “불법행위”에 “유감 표명”을 하기로 한 것도 투쟁의 대의를 해치는 일이다.

먹고 떨어지라?

현장 조합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총수 일가는 엄청난 돈을 챙겨 가는데 우리는 200만 원만 받고 떨어지라는 것이냐?”, “제대로 투쟁도 안 하고 협상에만 집중하다 나온 결과가 겨우 이것인가? 실망스럽다.”

회사가 법인분할 반대 투쟁에 대한 재판 결과가 나오면 더 많은 인원을 징계·해고할 수 있다는 식의 협박도 한다고 한다. 그러나 대규모 징계·해고는 상당한 반발을 부를 수 있어서 회사도 부담되는 일이다. 더구나 이런 부당한 징계 시도를 투쟁으로 막아야지 우리의 것을 양보하는 식으로 무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노동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문제가 많다. 우리는 이 정도로 만족할 수 없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주가 늘면서 점차 일감이 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저가 수주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측은 노동자들을 열심히 일하게 하면서도 더 효율적으로 쥐어짜려고 할 것이다.

사측은 노동자들을 공격하면서도 반발은 어느 정도 완화해야 하는 처지로 보인다. 이런 상황은 우리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기에 유리하다. 따라서 자신감을 가지고 잠정합의안을 반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