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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없다고 휴업하더니 노동강도 높인 르노삼성

르노삼성차 노동자들이 사측의 강제 휴업, 노동강도 강화, 일부 정비사업소 폐쇄 추진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현재 노동자 240여 명이 강제 휴업 중이다. 사측은 처음에 3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기한으로 272명을 휴업시켰다. 그러면서 노동강도를 대폭 올렸다. 시간당 생산 대수가 45대에서 60대로 늘었다. 휴업을 나간 노동자들은 임금이 삭감됐고, 남은 노동자들은 높은 노동강도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

4월 16일 르노삼성 부산 공장 내에서 진행된 파업 집회 ⓒ제공 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

어찌나 일이 힘든지,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현장을 돌며 파업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을 때, 현장 노동자들은 노동의 밀도가 높아 고개를 돌릴 틈도 없을 지경이었다. (르노삼성에는 독립노조와 금속노조가 있는데, 두 노조는 협력적으로 투쟁을 함께하고 있다.) 결국 일부 계약직 노동자들은 높아진 노동강도를 견디지 못해 퇴사하기까지 했다.

3월 말에는 사내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밀접 접촉자들이 격리에 들어갔다. 사측은 부족한 인원을 채우려고 휴업자 일부를 복귀시켰다.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노동자들을 오락가락하게 만든 사측에 노동자들은 분노했다.

사측은 애초에 판매와 생산량이 줄었다며 2교대제를 1교대제로 전환하는 등 부분 휴업을 강행했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현재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신차종(아르카나)의 유럽 수출 물량을 제때 공급해야 한다면서 노동강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가증스럽게도 적은 비용·인력으로 노동자들의 피땀을 한 방울이라도 더 쥐어짜려고 혈안인 것이다.

정비사업소 폐쇄

지금 사측은 창원·인천 정비사업소 폐쇄도 추진하고 있다. 전환배치로 해당 사업소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겠다지만, 이 노동자들은 4월 26일로 예정된 강제 발령으로 하루아침에 낯선 타지로 근무지를 옮겨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사를 하거나,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나가라는 얘기다. 사측은 적자 타령하며 폐쇄가 불가피하다고 말하지만, 왜 위기에 아무 책임도 없는 노동자들이 고통을 짊어져야 하는가?

노동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사측은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물량 손실과 늘어난 수출 물량을 맞추기 위해 4월 10일 특근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것은 노동자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다. 르노삼성차노조(독립노조)는 특근 거부 지침을 내렸다. 소수 노조인 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 조합원들도 특근을 거부하고 출근 홍보전을 벌였다.

사측은 임금을 3배로 주겠다고 노동자들을 회유했다. 그러나 동료들이 강제 휴업에 들어간 상황에서 나 살자고 특근을 할 수는 없다며, 많은 조합원들이 특근 거부에 동참했다. 결국 사측은 평소 생산량의 겨우 30퍼센트 수준밖에 생산하지 못했다.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

4월 16일에는 부산 공장의 조립부서 노동자들이 4시간 파업했다. 이로 인해 전 공장이 멈췄다. 상당히 많은 노동자들이 파업에 동참했고 공장 안에서 집회를 했다. 사측은 눈치를 보며 라인을 가동할 엄두도 못 냈다.

집회가 끝난 후에야 사측은 생산 라인에 사무직 노동자들과 관리자들을 모두 투입해 공장을 가동했다. 집회가 지속됐다면 이것도 어려웠을 것이다.

4월 21일에는 하루 파업을 했는데, 이 때도 많은 노동자들이 참여해서 생산이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폐쇄가 예정된 정비사업소의 노동자들도 강제 발령에 반대하고 있다. 4월 15일과 16일에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파업을 하고 창원 정비사업소 노동자들의 대시민 홍보전에 동참했다. 이곳에서는 조합원 16명이 투쟁하고 있었다. 연대 투쟁 속에서 우리는 서로 힘을 받았다. 단결을 강화해 정비사업소 폐쇄를 막아내는 것은 생산직 노동자들의 고용을 지키는데도 유리하다.

지금 사측은 수출 물량을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측은 파업과 특근 거부가 있는 날에는 파업 불참자들과 비조합원들을 동원해 억지로 생산했다. 이들이 원래 하던 일이 아니어서, 1명이 하던 일을 3~4명씩 붙어서 해야 했다.

이럴 때, 파업 수위를 올려 생산에 차질을 준다면 더 효과적으로 회사를 압박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