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미국 현지 시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한 경찰관 데릭 쇼빈에 대한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플로이드 살해 사건은 지난해 미국에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이 분출한 계기였다. 다음은 이번 평결에 관해 미국의 혁명적 사회주의 단체 “마르크스21”이 발표한 성명서다.


4월 19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유죄 평결 촉구 행진 거대한 운동이 없었다면 흑인 살해 경찰은 또 처벌받지 않았을 것이다 ⓒ출처 Tony Webster(플리커)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한 경찰 데릭 쇼빈이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과 전 세계 천대받는 사람들의 승리다.

이번 평결은 역사적으로 오랜 미국의 현상 유지와 단절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경찰과 자경단의 인종차별적 폭력이 오랫동안 처벌받지 않아 왔다. 미국 흑인들은 그런 폭력에 시달려 온 동시에, 자신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범죄에 맞서 정의를 구현하려고 영웅적으로 투쟁해 왔다. 엄청난 장애물과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외로운 싸움은 아니었다.

이번 평결은 거대한 투쟁으로 현 사법 체계에서 이룰 수 있는 정의가 무엇인지를 살짝 맛보게 해줬다. 그러나 그렇다고 조지 플로이드가 살아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몇몇 인종차별적 경찰들은 좀 더 조심스러워하겠지만, 인종차별이 종식되거나 거리에서 경찰의 탄압이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

검사는 최후진술에서 “경찰 활동이 아니라 살인”이라고 했다. 조지 플로이드를 잔인하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살해한 쇼빈—이와 비슷한 인종차별적 폭력을 휘두른 전력이 허다한 자다—이 기소된 죄목 모두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검사의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쇼빈이 저지르고 많은 경찰관들이 저질러 온 일은 경찰 자체의 기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그것은 경찰 활동이자 살인이었다.

국가가 쇼빈을 정직시키고, 해임하고, 결국 2급 과실치사, 2급·3급 살인죄로 기소해야 했던 것은,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계기로 거리에서 다시 폭발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 때문이었다. 운동의 여파가 재판정을 압박한 덕에 세 혐의 모두 유죄라는 당연하지만 이례적인 평결이 나왔다. 평범한 노동계급 사람들이 대중 투쟁으로 사회 변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 주는 동시에, 승리를 쟁취하려면 얼마나 큰 힘이 필요한지를 보여 준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은 이미 미국 각지에서 약간의 경찰 개혁을 이끌어냈고, 향후 더 많은 개혁과 경찰 예산 삭감을 이루어 내기 위한 부양력을 낳았다. 수년간의 막후 로비로는 이룰 수 없었을 것들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충분치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바다. 사회주의자들인 우리는 우리 사회에 경찰이 존재하는 이유가 자본주의 질서를 강요하기 위해서이며, 인종차별도 그 질서의 일부라는 것을 안다. 우리는 자원을 재분배하고 경찰을 약화시키는 모든 개혁을 지지한다. 억압적 경찰 기구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은 자본주의 국가 구조하에서는 불가능하지만, 그럼에도 이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다.

이번 재판 담당 검사 스티브 슐레이처는 이렇게 말했다. “이번 기소는 경찰에 맞선 기소가 아니라, 경찰을 위한 기소다.” 불행히도 맞는 말이다. 경찰에 맞선 더 거대한 투쟁을 이어가는 것은 거리 운동의 몫이다. 매번의 승리는 인종 간 평등과 사회주의를 쟁취하는 투쟁이 전진할 길을 보여 준다. 이 투쟁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인종차별적 본성을 깨닫고 있다. 사람들은 각종 차별·억압과 자본주의적 착취 사이의 불가분의 관계를 인식하고 그에 맞서 행동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경험으로 국가와 지배계급이 누구 편인지를 이해하게 되고 있다. 경찰 기구 자체와, 경찰이 보호하는 체제 전체를 무너뜨릴 힘을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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