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누린 택배사들, 아파트 택배 논란에는 책임 회피 택배사들은 지하주차장 출입이 가능한 차량 개조 비용도 노동자에게 떠넘기려 한다. 저상 차량은 신체에 무리를 두고 노동시간을 늘리는데, 이에 대한 대책도 없다 ⓒ출처 서비스연맹

최근 서울 강동구의 한 대형 아파트단지 입주자대표회의가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금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아파트단지 내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 금지 논란은 이번만이 아니다. 2019년 다산 신도시 ‘택배 대란’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벌어져 왔다.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이 금지되면, 택배 노동자들은 아파트단지 입구에서 손수레를 이용해 배달해야 하므로 기존보다 노동시간이 3배가량 늘어난다. 이는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의 그림자를 짊어지고 사는 택배 노동자들에게 커다란 압박으로 다가 온다. 손수레 배송으로 비나 눈이 올 때 물품이 손상되면 노동자들이 변상까지 떠맡아야 한다.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려면 기존의 택배 차량을 저상 차량으로 개조해야 한다. 택배 기사들은 특수고용 노동자 처지라 수백만 원에 이르는 개조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저상 차량은 보통의 성인 남성 키보다 낮아(1.27미터), 짐칸에서 택배 상자를 옮기려면 허리를 숙이거나 기어서 작업을 해야 해, 노동자들의 신체에 심각한 무리와 통증이 따른다. 또한 차량의 높이가 낮아져 실을 수 있는 택배 상자 수가 줄어 들어, 노동자들은 싣지 못한 택배를 가져 오기 위해 먼 거리의 택배터미널을 추가로 다녀와야 해 노동시간이 더 늘어난다.

이렇듯 아파트 지상 출입 금지는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및 강도 증가, 비용 증가를 수반해 노동자들의 고통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신규 아파트들이 지상에 차량 출입을 통제하는 공원형으로 설계되고 있어, 이 문제는 앞으로도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작 택배사들은 문제 해결의 책임을 택배 기사들에게 떠넘긴 채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심지어 택배사들은 해당 아파트에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도, 문제가 악화될 때까지 수수방관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강동구 아파트단지의 경우, 입주자대표회의는 CJ대한통운의 해당 아파트 배송 담당팀과 지상 출입을 금지하기로 하고 유예기간까지 협의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택배 노동자들과 관련 내용을 상의하거나 필요한 보완책을 제공한 것이 전혀 없다. 그래 놓고 CJ대한통운은 문제가 불거지자 택배 기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이런 문제는 택배에 국한되지 않는다. 음식 배달 노동자들이나 퀵서비스 노동자들도 이륜차를 아파트단지 앞에 두고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이륜차의 특성상 지하주차장은 미끄러워 안전 사고와 부상의 위험이 증가한다. 심지어 일부 아파트나 건물의 경우, 배달 노동자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여 헬멧과 작업복을 벗고 출입하고 화물용 승강기를 이용하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배달앱 회사들은 택배사들과 마찬가지로 뒷짐진 채, 노동자들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

따라서 코로나 특수를 누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택배사와 배달 플랫폼 업체들이 과실만 따 먹고 노동자들의 배달 조건 악화엔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다.

정부도 코로나 팬데믹 시기 배달 노동자들이 필수 노동자라며 말로만 떠들 뿐, 노동자성 인정과 산재·고용 보험 전면 적용 등 다수가 특수고용 노동자들인 배달 노동자들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은 미적거리고 있다.

이에 택배 및 배달, 퀵서비스 노동자들은 택배사와 배달 플랫폼 업체들이 책임지고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라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노동자들은 해당 아파트 등의 배달 수수료 인상 등 해결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정부에도 수수방관 하지 말고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소속 해당 노동자들은 4월 26일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고, 5월 1일에 노동절을 맞아 청와대 인근에서 공동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국택배노조는 4월 29일부터 CJ대한통운 앞에서 농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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