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6퍼센트를 기록했다. 올해 성장률이 4퍼센트를 넘을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온다. 문재인은 한국 경제가 “코로나의 어둡고 긴 터널을 벗어나 경제 성장의 정상궤도에 올라섰다” 하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상궤도” 진입과 거리가 멀다. 한국 경제는 2009~2019년 동안 연평균 3퍼센트 성장을 했다. 설사 올해 한국 경제가 4퍼센트 성장한다 해도 지난해(마이너스 1퍼센트 성장)와 올해 평균 성장률은 1.5퍼센트다. 이전 추세를 한참 밑도는 것이다. 2010년대 성장률도 2000년대 5퍼센트가량이던 것에 견주면 낮았는데 말이다. 그래서 지난 10년은 장기불황이라고 일컬어졌다.

올해 2월 구직 단념 등을 포함한 실질 실업자는 468만 명에 달했다 4월 13일 서울서부고용센터에서 일자리 게시판을 보고 있는 구직자들 ⓒ조승진

게다가 올해 성장에 대한 낙관이 현실이 되기에는 위험 요소가 너무 많다.

올해 1분기 민간 소비는 전 분기보다 1.1퍼센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올해 방역이 완화된 영향일 것이다. 그러나 방역 완화는 곧장 코로나19 4차 유행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백신 수급도 불확실하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도 존재한다. 소비 회복세가 계속되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현재 한국 경제의 회복은 주로 수출 증가와 대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에 기대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를 보면,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 4분기를 1로 봤을 때 올해 1분기 민간소비는 0.945, 건설투자 0.98로 여전히 축소된 상태다. 반면, 수출은 1.031, 설비투자는 1.126으로 2019년 말 수준을 넘어섰다.

한국의 수출 증가는 주로 반도체 등 IT 산업의 호조에 기대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자동차, 휴대폰 등의 수출도 늘었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해 침체에서 반등하고 있는 덕을 본 것이다.

유럽은 백신 접종이 더디고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어 여전히 위축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도 비슷하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반면 미국은 바이든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실시와 함께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그래서 2분기부터 대폭 회복해 올해 성장률이 6.5퍼센트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은 소비 진작을 위해 지난 3월에 1인당 1400달러(155만 원)가량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중국은 세계 주요국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올해 8퍼센트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회복세도 과장할 만한 것이 못 된다. 미국의 실업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회복세는 더디고 장기 실업자로 전락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미국에서 27주 이상 실업자의 수는 2020년 2월 111만 1000명에서 12월 395만 6000명, 2021년 3월 421만 8000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낙관적인 전망에 따르더라도 지난해와 올해 성장률 평균은 미국 1.5퍼센트, 중국 5퍼센트가량으로 여전히 과거보다 낮다. 진정한 경제 회복이라기보다는 기저효과에 따른 부분적인 반등에 불과한 것이다. 게다가 변이 바이러스 등 코로나19 상황의 불확실성과 부채 위기 등 위험 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구조조정

장기적으로 보면 세계경제는 2008~2009년 금융 위기 이후 장기 불황을 겪은 데 이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아 더한층 깊은 불황에 처하게 될 공산이 크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불황을 극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역설적이게도 자본 파괴라는 점을 지적했다. 수익성이 낮은 비효율적인 기업들이 파산해 실제 공장과 기계가 폐기되거나, 파산하는 기업들이 헐값에 다른 기업들에게 인수·합병되는 과정을 통해 나머지 기업들의 이윤율을 올려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과도하게 부풀어 오른 금융자본이 파괴되는 과정도 부실한 영역을 구조조정 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와 같은 자본의 구조조정은 거의 벌어지지 않았다. 경제가 파괴적으로 붕괴하는 것을 막으려고 각국 정부들이 기업 살리기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그 결과 부실기업들이 살아남았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3분기 말 기업 10곳 중 4곳이 운영을 해도 이자도 벌지 못하는 한계기업으로 분류됐다. 1년 전보다 4.5퍼센트 늘어난 것이다.

이윤율은 코로나19 이전에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는데, 코로나19 상황은 이를 더욱 악화시켰을 공산이 큰 것이다.

경제에 부담이 되는 부채 문제도 더 심각해졌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기업·정부·가계 부채는 모두 크게 증가했다. 더 늘어난 부채 부담은 기업, 은행, 가계 등의 파산으로 이어져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도 소비와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압력으로 작용해 경제 성장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결국 향후 경제 상황은 정부 지원에 기대 근근이 성장하거나, 정부 지원이 줄어들면 기업과 은행들의 파산 가능성이 커지고 신흥국 등 취약한 국가들의 위기가 심화되는 ‘긴축 발작’이 벌어질 수 있다.

물론 이 때문에 주요국 정부들은 여전히 경기부양책을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저성장 속에 늘어나는 부채 부담은 회피할 수 없는 문제일 것이다. 이를 누가 짊어져야 하느냐를 둘러싸고 계급 간의 쟁투는 앞으로 더욱 격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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