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30퍼센트에 가까워졌다.

코로나19는 특히 60대 이상에서 사망률이 높다. 이들을 우선 집중한 만큼 앞으로 한동안 사망률도 낮아질 듯하다.

이런 예상에 기대 정부는 거리두기를 크게 완화한 새로운 체계를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상시 전면 등교도 추진할 예정이다. 백신 접종률을 높이려고 접종자의 방역 의무도 일부 완화할 듯하다.

그러나 이런 조처들 중 일부는 실제 현실을 많이 앞질러 나가는 것이다. 현재의 백신 접종률을 과신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들이 있다.

첫째, 5월 이전에 백신 접종이 매우 느렸던 것은 정부가 백신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K방역(요즘 언론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단어다)을 자화자찬했지만, 정부는 백신을 스스로 개발하지도 국내 생산량을 늘리지도 못했다. 정부가 ‘확보’했다던 백신은 연거푸 공급이 지연됐다. 지금도 백신이 제때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처지가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았다.

3분기에 들여오겠다는 백신 물량 중 노바백스 사의 백신은 아직 사용 승인도 받지 못했다. 유엔이 주도하는 백신 공급(코백스)은 거듭 지연되고 있다. 백신 원료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언제 해결될지도 미지수다. 최근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주요 선진국 지도자들은 백신 특허권 면제에 대해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정부는 백신 ‘인센티브’를 내세우며 마치 공급이 아니라 접종률이 문제인 것처럼 분위기를 만든다.

그러나 백신은 언제나 부족했다. 심지어 6월 18~19일에 백신 접종을 예약한 60~70대 수십만 명이 백신을 맞지 못했다.

게다가 안전성 논란에는 정부 자신이 백신 공급 지연 책임을 회피하려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 탓이 더 크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접종률을 높이려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분을 모두 1차 접종에 사용해 버렸다. 당장 7월에 2차 접종을 해야 하는 76만 명에게 줄 백신이 부족해졌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교차 접종’이다. 1차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게 2차는 화이자 백신을 맞으라는 것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사과보다는 ‘효과가 더 좋다’거나 안전성 논란에 따른 사람들의 화이자 선호도를 이용할 뿐이다.

일부 시험 결과도 내세우지만, 현재까지 교차 접종 시험 대상은 수백 명 정도에 불과하다. 각각의 백신이 사용 승인을 받기 위해 거쳐야 했던 임상시험 대상자(수만 명)의 100분의 1가량이다.

영국과 스페인에서 진행 중인 교차 접종 임상시험은 이제 중간 결과를 발표한 것일 뿐이다. 영국의 시험에서는 치명적인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유명해진) ‘경증’ 이상반응을 더 많이 겪었다고 보고됐다.

변이 등장

둘째, 당장은 사망률 감소로 안도감을 느낄지 몰라도 여전히 인구의 70퍼센트가 백신을 맞지 못했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은 인구의 10퍼센트가 안 된다. 언제든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는 뜻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실내 생활이 늘어나고 에어컨 사용도 는다. 지난해 여름에 2차 확산이 일어난 이유다.

게다가 알파 변이(영국 변이)보다 감염력이 훨씬 큰 것으로 알려진 델타 변이(인도 변이)가 국제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현재 신규 확진자의 대부분이 인도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접종까지 마친 경우 인도 변이도 60~80퍼센트 예방할 수 있다지만, 1차 접종으로는 막지 못한다. 즉, 바이러스의 변이가 백신을 바짝 따라잡았다는 뜻이다.

이스라엘의 경우 2차 접종까지 마친 인구가 60퍼센트에 이르지만 최근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한 아이들에게서 집단감염이 보고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전면 등교수업을 재개하고 교실 내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서 인도 변이 바이러스 집단감염이 일어나며 백신 접종을 마친 교사들에게서도 ‘돌파 감염’이 보고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백신 접종률이 크게 둔화하며 50퍼센트 수준에서 정체 현상을 보이자 정부 담당자들이 올 겨울 4차 유행을 대비하라는 경고를 하고 있다.

요컨대, 백신과 변이의 경주에서 백신이 앞서는 것처럼 보이던 선진국에서조차 바이러스는 계속 진화를 거듭하며 추격하고 있다. 특히 인도 변이는 백신을 맞지 못하는 청소년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며 새로운 변이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백신 효과로 예전처럼 사망률이 치솟지는 않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문재인 정부의 전면 상시 등교 계획이 위험천만해 보이는 이유다. 정부는 올해 1학기 등교 수업을 강행하면서 학교 내 감염률은 매우 낮다고 한 바 있지만, 실제 개학 이후에는 여러 학교에서 집단 감염이 보고됐다. 가정 내 감염보다 빈도가 낮다는 것은 하나마나한 얘기다. 등교는 정부 결정으로 잠시 멈출 수 있지만 귀가는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개학 이후 여러 학교에서 집단 감염이 보고됐지만 정부는 전면 상시 등교 계획을 내놨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에도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통령이 나서서 거리두기를 완화했다가 2~3차 유행을 초래한 바 있다. 백신 접종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신호는 추가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고, 한국이 또 다른 변이의 발생지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섣불리 방역을 완화할 때가 아니라, 백신 공급을 늘리고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완료할 때까지 생계비 지원을 늘려야 한다. 취약계층과 어린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오히려 감염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조처를 강화하려 한다.

선진국 지도자들이 수많은 빈국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다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높아진 주요 선진국들과 달리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코로나19는 한층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다시 겨울로 접어드는 남반구, 특히 라틴 아메리카 상황이 심각하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중남미 나라들은 올해 3월 이후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감염의 43퍼센트를 차지하며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

브라질은 하루 확진자 수가 10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 수도 다시 늘고 있다. 백신 접종률(1차)이 30퍼센트가량 되지만 역부족이다. 방역은 나 몰라라 하는 우익 보우소나루 정부의 정책이 한층 사태를 악화하고 있다. 최근 브라질에서는 정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아시아 나라들에서도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생지옥’에 비유되던 인도 일부 주에서는 정부 발표 사망자 수보다 최소 다섯 배 넘는 사람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며 공포를 자아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확진자 수가 제대로 파악될 리 없는 아프리카에서도 공식 통계로만 500만 명이 확진됐다.

그러나 저소득 국가들에서의 백신 접종률은 현재 0.8퍼센트를 기록하고 있다. 수십억 명이 바이러스에 노출돼 있는 만큼 추가 변이 발생 가능성은 차츰 커지고 있다.

그러나 얼마 전 G7 정상회담에 모인 주요 선진국 지도자들은 이 사태를 개선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G7 정상들은 앞으로 1년 동안 10억 회(5억 명) 분의 백신을 빈국에 공급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주류 언론조차 실효성이 없다고 꼬집는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했다. … 정작 백신을 얼마만큼 각국이 부담할지가 빠져 있었던 것.”(〈연합뉴스〉)

무엇보다 이런 결정은 특허권(지적재산권) 면제 논의를 차단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특허권 면제를 주장했던 바이든은 G7 회의에서 이에 관해 침묵한 채 자국 내에서 생산된 백신 지원만을 약속했다. 백신을 중국 견제용 무기로 사용하겠다는 진정한 관심사를 드러낸 것이다.

최근 바이든 정부가 대만에 모더나 백신 250만 개를 지원한 것도 그 일환이다. 바이든이 해외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백신 8000만 개 중 지금까지 그 대상이 확정된 곳은 인접국인 캐나다, 멕시코 외에는 한국과 대만이 유일하다. 중국이 일대일로 정책에 공을 들이는 중앙아시아나 아프리카 주요국들이 다음 차례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시체가 쌓이는 것을 지켜보게 되더라도” 기업주들의 이윤만은 지키겠다던 일부 지배자들의 생각은 더 확고해지고 있는 듯하다.

팬데믹 이후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브라질. 한 응급실의 모습 ⓒ출처 Diego Baravelli/M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