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보호소 구금 이주민에 대한 비인간적 처우가 또 폭로됐다.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된 이주민들이 직접 진정서를 써서 외부에 알린 것이다. 43명이 진정서에 연서명했다.

진정서는 6월 18일 화성외국인보호소 방문 활동을 하는 단체 ‘마중’에 팩스로 전달됐다. 이를 〈한겨레〉가 21일 보도했다.

외국인보호소는 말이 ‘보호소’이지, 미등록 이주민 등 강제 추방을 앞둔 이주민을 출국시키기 전까지 구금하는 곳이다. 잠시 머물다 출국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구금 기간에 제한이 없다. 수개월에서 5년 가까이 구금된 사례도 있다.

특히 난민들이 장기 구금되곤 한다. 난민들은 출국당하면 모국에서 생명이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보호소에서 버티는 수밖에 없다. 난민 심사 절차도 보호소에 구금된 채 진행된다.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된 43명의 이주민들이 ‘마중’에 보낸 한글 진정서 ⓒ출처 마중

진정서에는 구금된 이주민들이 겪는 고통이 생생히 담겼다.

“일주일에 한 번만 운동을 나갈 수 있지만, 30분 후 바로 방에 들어와야 해요.”

“아픈 사람은 아주 심각한 상태에 이르기 전까진 병원 방문이 허용되지 않는다. … 많은 경우 1인 격리실로 보내진다.”

“여기 음식은 형편없다.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단백질이 없다.”

“휴대폰 사용이 허용되지 않는다. 일주일에 하루 20분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샤워할 때도 뚜거운[뜨거운] 물 시간 적으니까 우리[는] 생각하고 있어요. 여기 고주소[교도소]예요.”

“직원들은 우리가 옆방 사람들과 인사도 못 하게 한다.”

“우리를 범죄자처럼 다뤄선 안 된다. 우리는 그동안 경찰이나 119 등 다른 기관들에 수없이 문제 제기를 하려고 했지만 직원들에게 가로막혔다.”

눈속임

23일 법무부는 〈한겨레〉 보도에 대한 해명을 발표했다. 그런데 법무부가 인정한 사실만 봐도 보호소 환경이 매우 열악하며, 구금된 이주민을 범죄자 취급한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눈속임인 듯한 부분도 있다.

법무부는 구금된 이주민 1인 기준 1일 급량비(급식 예산)가 5398원이라고 밝혔다. 올해 군인 1인 1일 기본 급식비 8790원의 약 61퍼센트 수준이다. 2019년 교정시설 성인 수용자 1일 급식비 4616원에 더 가깝다.

야외 운동 시간은 원래 30분씩 주 5회였으나,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지난해 8월 중순부터 30분씩 주 2회로 줄였다고 한다. 1년 가까이 이런 상황을 유지하는 것은 가혹하기 이를 데 없다.

이것이 불가피하지도 않다. 법무부는 남녀 각 2개씩 4개 운동장이 있고 보호실별로 야외운동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2018년 외국인보호시설 실태조사’(대한변협)를 보면, 화성보호소에는 45개 보호실이 있다. 동시에 4개 보호실이 교대로 운동장을 사용하면, 모든 구금자들이 하루 30분씩 야외운동을 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

법무부는 1일 3회 총 6시간의 온수를 제공한다며 “충분한 목욕물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무부가 밝힌 3회의 온수 제공 시간은 모두 식사시간과 겹친다. 이를 제외하면 1회에 온수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에 불과하다.

법무부는 “시설파괴나 직원 폭행, 자해행위 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며 수갑 사용을 정당화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던져야 할 물음은 왜 미등록 체류를 감수하고 일하려던 이주노동자와, 생명의 위협을 피해 온 난민이 보호소 안에서 자해 행위까지 하게 되는지여야 한다.

구금된 이주민들은 이토록 신체의 자유를 구속받아야 할 범죄자가 결코 아니다. 이들은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려고 땀 흘려 일하거나, 전쟁과 박해를 피해 한국에 왔을 뿐이다. 오히려 이들은 내국인이 기피하는 열악한 일자리에서 부족한 일손을 채우고 있다. 땅 투기 의혹 등 부정부패로 앉아서 돈방석에 오른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이야말로 진정한 범죄자 아닌가?

미등록 이주민을 모두 합법화하고, 외국인보호소는 폐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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