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7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6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불과 8개월 만에 1억 원이나 오른 것이다. 특히 6월 들어 주택 가격 상승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계속되는 저금리로 투기 수요는 팽배한 상황에서, 정부·여당은 종부세·양도세 인하 등을 추진하며 부유층의 환심을 사려 하고, 우파들 또한 이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와 서울시장 오세훈이 추진하는 시장주의적 공급 확대 정책은 집값 상승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미 올해 2·4 대책에서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해 2025년까지 서울에 주택 32만 호가량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건설업자와 주택 소유자들의 개발 이익을 높여 주겠다고 했다.

오세훈은 더 속도를 내야 한다며 5월에 재개발 관련 규제와 건물 높이 제한을 완화하는 등의 정책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24만 호를 새로 짓겠다고 한다.

이렇게 정부와 오세훈이 서울에 공급하겠다는 주택은 중복된 것을 감안해도 대략 50만 호에 이른다. 분당 신도시 5개에 이르는 규모다.

정부와 오세훈은 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큰 방향은 공유하고 있다. 그래서 특정 쟁점을 둘러싸고 대립하다가도 핵심적인 부분에서 서로 협력하고 있다. 6월 9일 국토부와 서울시가 참여한 ‘주택정책 협력 간담회’에서, 국토부는 오세훈의 6대 규제완화 방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부동산 정책에서 시장 논리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6월 9일 국토부와 서울시의 주택정책 협력 간담회 규제완화 등 부동산 정책에서 시장논리를 강화하고 있는 정부와 서울시. ⓒ출처 서울시

그러나 계속 오르는 집값이 보여 주듯이, 이미 주택 시장이 투기의 장이 된 상황에서 주택 공급 확대는 투기에 기름을 부어 집값 상승을 자극할 뿐이다. 특히 구로구, 노원구, 도봉구, 서초구 등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서 주택 가격 상승폭이 더욱 크다. 부르주아 경제학을 떠받들며 수요·공급 곡선으로 현실을 단순화해 보려는 교조적 태도로는 현실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투기판 열어 놓고는 투기 엄단 엄포

정부와 오세훈은 재개발을 활성화하면서도 투기는 엄단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지만, 앞뒤가 안 맞는 태도다. 투기꾼에게 먹이를 던져 주면서 이를 먹지 말라고 호통치는 격이다.

물론 노동자·서민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려면 서울과 수도권에 양질의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해야 한다. 현재 서울에서 100가구 중 6가구는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것 같은 반지하에서 살아간다. 수도권에서 최저주거기준인 1인당 14제곱미터도 안 되는 곳에 사는 가구도 100가구 중 약 7가구(6.7퍼센트)나 돼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다. 여기에 고시원, 쪽방 등 주택으로 포함되지 않아 최저주거기준 가구로 집계되지 않는 곳에 사는 사람도 상당하다.

이와 같은 대도시의 주택난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고질적인 문제다. 자본이 축적되는 과정에서 대도시로 점점 더 많은 경제력이 집중되고 이와 함께 인구도 집중되는 경향이 발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값비싼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것은 열악한 주택에 사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재개발 때문에 오히려 저소득 세입자들은 시 외곽으로 쫓겨나고, 투기에 따른 집값 상승으로 전·월세 가격도 높아져 고통만 커질 뿐이다.

겨우겨우 ‘영끌’해서 집을 장만한 사람들도 거품이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야 한다. 정부가 투기를 부추기는 정책을 추진하자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로 치솟았고, 한국의 금융취약성지수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아졌다.

민간 주택 공급 방식으로는 치솟는 집값을 잡고 노동자·서민 주거의 질을 개선할 수 없다. 저렴하고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이윤 논리에 맞서는 노동계급의 투쟁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런 정책이 실현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