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쿠데타에 맞선 항쟁에 참가한 미얀마인 4명이 한국 정부에 난민 신청을 했다. 모두 20~30대 여성으로 알려졌다. 올해 항쟁이 벌어진 후 첫 사례다.

〈국민일보〉 보도(6월 20일자)를 보면, 이들은 6월 10일 한국을 경유하는 아랍에미리트행 항공권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해 난민 신청을 했다. 정치적 박해를 받고 있다며, 군부 쿠데타 이후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다는 다량의 증거를 법무부에 제출했다고 한다. 이들은 당연히 난민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6월 23일 ‘기후·노동·인권악당 막아내는 청년학생 공동행동’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의 난민 인정을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가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정부는 난민 수용에 매우 인색하다. 문재인 정부의 난민 인정률은 2019~2020년 연속 0.4퍼센트에 불과해, 2004년 이래 최저였다.

정부는 출신국 정부가 자신을 콕 집어 탄압한다는 강력한 물증을 제시해야만 난민 지위를 인정한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내전을 피해 제주에 온 예멘 난민 500여 명 중 단 2명만을 난민으로 인정했고, 대부분 ‘인도적 체류 허가’를 내줬다.

그러나 ‘인도적 체류 허가’는 안정적 체류를 보장하는 방안이 전혀 아니다. 고작 1년간 임시로 체류를 허용하는 것으로, 체류를 연장하려면 1년마다 심사를 받아 갱신해야 한다. 체류 기한이 짧고 불안정한 탓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

인도적 특별 체류로는 불충분

지난 3월 정부는 출국 기한이 넘어도 귀국을 원치 않는 미얀마인들에게 “인도적 특별 체류”를 허용했다. 당연하고 필요한 조처다. 그런데 법무부가 보장한 관련 비자(G-1)는 강제 추방만 하지 않을 뿐, 그 밖의 지원이나 권리를 전혀 보장하지 않는다. 이미 미등록 체류자인 경우 강제 추방은 하지 않지만 여전히 단속 대상이라고 한다. 단속되면 외국인 ‘보호소’에 구금된다.

미얀마 항쟁이 장기화되고 있어 한국에 난민 신청을 하는 미얀마인이 더 생길 수 있다. 7월 1일 유엔난민기구는 군부 쿠데타가 벌어진 2월 이후 살던 곳을 떠난 미얀마인이 약 21만 명이라고 발표했다. 1만 5000명은 인도로 탈출했다. 문재인 정부가 “인도적 특별 체류”를 허용한 미얀마인들도 이런 불안정한 체류 자격으로는 한국에 계속 머물기 어려울 수 있다.

올해 4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기존의 빈곤에 코로나19와 현재의 정치적 위기까지 더해져 미얀마인 340만여 명이 향후 6개월 안에 굶주림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미얀마 전체 인구(5480만 명)의 6퍼센트에 해당한다. 또 미얀마 언론 〈이라와디〉는 쿠데타 이후 20만 명이 넘는 의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가난과 곤궁에서 벗어나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정부는 난민 신청자 상당수를 ‘경제적 목적의 가짜 난민’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100퍼센트 순수한 ‘경제 난민’도 순수한 ‘정치 난민’도 존재하지 않는다.

미얀마인들이 원한다면 모두 난민으로 인정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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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묶음]
미얀마 쿠데타와 저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