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제7함대 소속 구축함 존 매케인함이 2021년 2월 4일 대만해협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고 있다 ⓒ출처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7월 1일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은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축하 행사에서 대만과의 통일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어떠한 대만 독립 시도”도 결연히 분쇄해 주권과 영토 완정을 지키겠다고 했다. 여차하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말로 들린다.

시진핑의 대만 관련 발언은 강경해져 왔다. 지난해 10월 시진핑은 광둥성의 해병대를 시찰하며 이렇게 말했다. “모든 생각과 힘을 전쟁 준비에 두라.” 유사시 대만 상륙 작전에 해병대가 동원된다는 점에서 이 발언도 대만을 향한 위협이었다.

시진핑의 이런 발언들은 지금 양안 관계가 심각해졌음을 반영한다.

1949년 내전에서 패배한 국민당이 대만으로 도망친 이래, 중국 대륙과 대만의 관계, 이른바 “양안 관계”는 양쪽 모두에서 첨예한 문제였다. 양측은 국지전과 전쟁 위기를 여러 차례 일으켰고,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대치를 이어 왔다. 중국공산당은 ‘대만은 분리될 수 없는 중국의 일부’라고 주장해 왔다. 반면 미국은 대만 국민당 정권을 군사적·재정적으로 계속 지원했다.

그러다가 1970년대 이래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풀리자, 양안 관계의 긴장도 누그러지며 교류가 활발해졌다. 특히, 1990년대 들어서 양국의 경제적 관계가 크게 발전해 이제 중국은 대만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그러나 최근 미·중 갈등이 악화하면서, 양측의 무력시위가 갈수록 빈번해지는 등 대만해협에 긴장이 쌓이고 있다. 즉, 제국주의 국가들의 경쟁 때문에 대만해협은 1996년 미사일 위기 이래 긴장이 가장 높아져 있고, 자칫하면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벌일 수도 있는 위험한 지역이 됐다.

트럼프와 바이든

미국 주류 정치인들이 중국을 최대의 전략적 경쟁자로 공공연히 지목하면서, 그들의 대만 정책에도 변화가 있었다. 이것은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2018년 트럼프 정부는 양국 고위 관료의 상호 방문을 법제화했고, 2019년 미국 국방부는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 대만을 ‘국가’로 명시해 중국을 자극했다. 트럼프 정부하에서 미국의 대만 무기 수출도 급증했다.

바이든 정부도 대만을 중시하기는 마찬가지다. 바이든의 대통령 취임식에는 주미 대만 대표 샤오메이친이 미국 의회의 공식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주미 대만  대표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것은 1979년 이래 처음이었다.

대만 반도체 기업들은 바이든 정부가 중국과의 반도체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꼭 필요한 파트너다. 바이든 정부는 이 기업들에 중국 기업 화웨이 등과 관계를 끊으라고 촉구해 왔다. 미국과 대만 간의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협상도 5년 만에 재개했다.

대만 내 정치·사회적 변화도 양안 관계에 영향을 줬다. 대만의 공식 정치는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를 두고 분열돼 있는데, 현 집권당인 민주진보당은 ‘대만 독립’ 노선을 주장해 왔다. 총통 차이잉원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다. 2019년 시진핑 정부가 홍콩 항쟁을 강압적으로 진압하자, 대만 내에서 중국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 차이잉원은 이 정서를 이용해 재선에 성공했다.

이런 상황은 중국 시진핑 정부로서는 결코 달갑지 않다.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 지배 관료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 후퇴가 자신들의 통치 정당성과 위신에 엄청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여긴다.

특히, 시진핑 정부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으로 중국의 꿈(“중국몽”)을 이루겠다고 선포하고 애국주의를 부추겨 왔다. 미·중 갈등, 빈부 격차 등에 따른 국내 불안정에 대응해 애국주의로 국민적 단결을 유지하고 통치 정당성을 강화해 온 것이다. 그러므로 대만 차이잉원 정부에 강경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시진핑의 통치력은 훼손될 것이다.

1994년 당시 대만 총통 리덩후이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만약 대만이 독립을 선포한다면 티베트나 신장 역시 독립을 위한 행동에 나설지 모르므로 베이징은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소련 해체 후, 중국 지배 관료들은 중국이 옛 소련처럼 여러 민족 공화국으로 분열·해체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들은 ‘대만 독립 선언’이 중국 내 다른 소수 민족·인종을 자극할까 염려한다.

오늘날 대만은 미국이 중국의 확장을 저지하는 데 유용한 지정학적 가치가 있다. 대만 주변의 바다는 미국은 물론 일본, 한국 등에도 중요한 바닷길에 해당하고 남중국해와도 이어진다. 그래서 미국과 일본 내에서는 ‘대만 방어가 곧 일본 방어다’ 하는 말이 나온다.

반면 대만을 잃게 되면, 그만큼 미국의 패권은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미국 정치권이 군사 지원 강화로 대만을 “요새화”하는 데 관심을 보이는 까닭이다.

대만해협에 중요한 경제·안보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에, 중국 정부는 대만해협에서 미국을 밀어내고자 한다. 만약 대만까지 장악할 수 있다면, 중국은 자국 안보를 강화하고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교두보까지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대만해협에서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대만을 겨냥한 미사일 발사 훈련, 상륙 훈련을 잇달아 벌이고 있다. 특히 전투기와 폭격기가 대만 인근에 접근하는 무력시위를 매우 빈번하게 한다. 대만도 전시 상황을 가정한 대응 훈련 등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미국은 항공모함이나 이지스함이 대만해협을 지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과 일본은 대만에서 중국과 충돌할 것에 대비해 워 게임(군사 훈련 시뮬레이션)을 벌여 왔다.

두 제국주의 모두에 반대해야

대만해협의 불안정은 근본적으로 제국주의적 경쟁에서 비롯한다. 따라서 혁명적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대만해협을 둘러싸고 경쟁하는 제국주의적 국가들 중 어느 쪽도 지지할 수 없다.

미국의 대만 정책은 패권 유지 전략의 일부로서 이 지역에 엄청난 긴장과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미국은 유사시 주한·주일 미군 전력을 대만에 투입하는 것은 물론, 대만 문제에 일본·한국 등 다른 동맹국들도 끌어들이고 있다. 이는 자칫 대만해협의 충돌을 다른 곳으로 급격히 번지게 할 수 있다.

대만은 중간 수준의 공업국이자 미국·일본 제국주의의 파트너이자 중국과의 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현재의 국제적 맥락에서 ‘대만 독립 선언’은 미국·일본 제국주의의 대중국 봉쇄 전략과 맞물리는 것일 수밖에 없다. 중국 지배 관료는 이를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것이다. 이런 경우, 무역에서 높은 중국 의존도는 평화 촉진이 아니라 긴장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대만에서는 통일 주장이 인기가 없지만, ‘독립 선언’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확고한 것도 아니다.

게다가 대만 노동자 운동은 ‘통일이냐, 독립이냐’를 두고 정치적으로 분열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 것은 괜스레 운동을 분열시키기만 할 것이다.

중국은 미국, 일본 등과 경쟁하는 제국주의 열강의 하나다. 최강대국 미국과 충돌한다고 해서 그 제국주의 강대국에 진보적 색깔을 입혀서는 안 된다. 중국이 대만을 차지한다면, 이는 중국 제국주의의 대외적 힘이 강화되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지금 강조돼야 할 것은 미국과 중국 두 제국주의 모두에 반대하는 것이다. 그런 정치적 지향 속에서야 비로소 중국 대륙과 대만의 노동계급이 진정 단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