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이 일으킨 20년에 걸친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서방의 패배로 끝났다.

퇴역한 영국 육군참모총장 리처드 다나트가 지난주 〈데일리 텔레그래프〉에서 내린 결론이다.

7월 2일 바그람 공군 기지에서 미군이 철수를 마치자 지역 주민들이 그 거대한 기지에 들어와 미군이 남기고 간 물건들을 닥치는 대로 주워 갔다.

20년에 걸친 전쟁의 대가는 수많은 인명 살상, 극심한 혼란과 고통뿐 ⓒ출처 미 군

이번 철군은 마지막 남은 미군 병력 2500~3500명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미 철군했거나 철군을 목전에 두고 있음을 보여 준다. 미국 대통령 바이든이 선언한 철군 완료 시점인 9월 11일이 아직 몇 달 남은 시점에 벌어진 일이다.

한편, 2001년 당시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와 영국 총리 토니 블레어가 분쇄하겠다고 공언했던 탈레반 전사들은 이제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이 장악한 지역을 분주하게 속속 탈환하고 있다.

미국 군사 전문가들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정부가 6개월 안에 타도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다나트는 이렇게 썼다. “결국 탈레반 무장 세력이 승리했고,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의 방식을 선택할 기회를 박탈당했다. 비극적이게도 내전이 일어나 혼돈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폭격

서방의 실패한 군사 작전이 치른 대가는 살상된 인명으로 헤아려야 한다. 수많은 아프가니스탄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 미군의 폭격 때문이었다.

그 수는 결코 정확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서방 군대들은 그들의 유해를 세지 않기 때문이다. 개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수렁이 된 이 전쟁으로 나토군도 수백 명 전사했다. 20년 전 전쟁으로 나아가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결과다.

당시 블레어는 “연민 가득한” 침략자를 자처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그저 미국의 패권 때문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영국은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고 학교를 짓는다는 훨씬 더 고결한 이유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다고 했다.

블레어는 이렇게 말했다. “이 대의는 정당하다.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겪는 끔찍한 고통을 덜어 줘야 한다는 인도적 이유에서 반드시 행동에 나서야 한다.”

자유주의적인 기득권층 다수가 여기에 동의해 줬다.

미군의 폭격으로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목숨을 잃고 학교가 파괴됐다는 증거가 나온 후에도 계속 그랬다.

하지만 사망자가 늘자 카불의 ‘안전지대’ 바깥에 살면서 점령에 기대를 거는 사람은 거의 없어졌다.

상황은 악화됐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미국이 가장 오래 치른 전쟁이 됐다. 기껏해야 “승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점령의 유일한 실질적 기능은 미래의 도전자들을 단념시키기 위해 미국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것뿐이었다.

아프가니스탄 전 대통령 하미드 카르자이는 이렇게 말했다. “상황을 보라. 난장판이다. 온 나라가 갈등에 빠져 있다. 고통이 극심하다.

“극단주의와 테러에 맞서 싸우겠다며 20년 전에 아프가니스탄에 온 자들은 그것들을 끝내지 못했다. 오히려 그들의 감시하에 극단주의가 기승을 부렸다. 이것이 실패가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이제 많은 사람들이 다나트의 평가에 동의하며 탈레반과 여러 군벌들 사이의 새로운 내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래로 줄곧 혹독한 분쟁을 겪어 온 아프가니스탄 주민들로서는 끔찍한 전망이다.

게다가 바이든은 마지막 카드를 아직 남겨 뒀다.

현재 미국 중앙정보부(CIA)는 한때 아프가니스탄을 무인기로 폭격할 때 이용했던 미국 공군 기지를 재가동하려고 파키스탄 정부와 협상 중이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2011년에 미군을 쫓아낸 바 있고, 파키스탄 정보국(ISI)은 탈레반의 주요 후원 세력이다.

미국 외교관들은 옛 소련 블록 소속 공화국들에서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 이용된 군사 기지들의 사용권을 다시 얻어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상군이 발을 들이지 못할 것이다.

이제 바이든은 아프가니스탄을 “해방”시키려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기지에서 발사한 미사일에만 의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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