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8일, 여성가족부는 돌봄·가족 분야 사회서비스 강화를 위해 ‘사회적경제’(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 확대 방안을 내놓았다.

육아 협동조합을 발굴·확대하고, 한부모·다문화·1인 가구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 등을 육성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이를 통해 사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한다.

이번 방안은 문재인 정부의 ‘포용적 복지’의 한 축인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의 일부이다. 문재인은 ‘사회적경제’가 “이윤을 앞세우는 시장경제의 약점과 공백을 메워주고” 사회서비스 분야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이에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 지원 예산도 매년 늘었다.

탈시장적 대안?

NGO를 비롯해 진보진영 내 다수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조처를 지지해 왔다. 일부 여성 단체들은 돌봄·가족 분야 ‘사회적경제’ 조직의 설립과 운영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사회적경제’는 비싼 비용, 낙후한 시설, 열악한 노동조건 등 폐해가 심각한 사회서비스 민간 시장을 견제할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실제로, 선의를 가진 일부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은 돈벌이에 혈안이 된 여느 민간 기업보다 더 나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번 방안에서 모델로 제시된 공동육아 협동조합 사례 중에는 교사가 책임져야 하는 아동 수가 적고 투명하게 운영되는 등 일반적인 민간 어린이집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다. 또한 어떤 가사서비스 사회적 기업은 여느 가사 플랫폼 기업보다 임금과 노동조건이 더 낫다.

3·8 세계 여성의 날 113주년 맞이 돌봄 노동자 기자회견 ⓒ조승진

그럼에도 ‘사회적경제’가 과연 민간 시장을 견제하며 지속가능한 “탈시장화”를 추구할 수 있을까?

우선, 정부 지원이 늘었어도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이 제공하는 사회서비스의 비중이 매우 낮고, 대체로 영세하다. 현재 사회서비스의 95퍼센트를 민간 시장이 공급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회적경제’도 나름의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시장 압력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래서 “이윤 중심을 극복”하고 “공공서비스를 보완”하려는 선의가 일관되게 지속되기 어렵다.

일부 ‘사회적경제’ 조직은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에 매달리거나, 경제 불황으로 적자에 시달리다 금세 폐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회적경제’ 활성화로 안정적이고 저렴한 사회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이 난망한 이유다.

국가의 책임이 강화돼야

한편, ‘사회적경제’는 공공 복지 공급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회피하고 복지의 시장화를 포장해 주는 나쁜 수단이 되기도 한다.

가령, 이번 안에 제시된 “온종일돌봄 수탁운영 방안”은 정부가 비용을 줄이고자 돌봄교실을 지자체로 이관하고 민간위탁으로 전환하는 정책이다. 돌봄 공백 해소는커녕, 돌봄전담사들의 처지가 악화돼 돌봄의 질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관련 기사:  〈노동자 연대〉 340호, ‘비용 절감 위한 문재인 정부의 돌봄교실 정책’).

또한 “가사노동에 대한 가치 저평가 개선”을 목적으로 ‘가사근로자법’에 근거해 가사서비스 ‘사회적경제’를 육성하겠다는 안도 실효성이 별로 없다. ‘가사근로자법’은 가사서비스 시장 활성화와 기업 이윤 보장을 위해 노동권을 제약하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노동자 연대〉 368호, ‘노동자가 아니라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가사근로자법’).

더구나, 사회서비스원을 거듭 후퇴시키고 누더기로 만들어버린 정부의 행태를 보건대, 문재인은 사회서비스 분야에서도 시장 질서에 도전할 생각이 전혀 없다.

문재인 정부는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사회서비스 시장을 활성화하면서 사회복지서비스 이용권 사업과 민간위탁 형태로 공공서비스를 유지·확대해 왔다. 그리고 민간 위탁 방식의 반쪽짜리 공공서비스를 ‘사회적경제’와 연계해 그럴싸하게 포장해 왔다.

이렇듯,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은 돌봄 영역에서 공공성을 확대하거나 사회서비스 시장을 축소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 이윤 경쟁 체제인 자본주의에서는 ‘사회적경제’가 “시장과 정의를 조화”시키기보다 경쟁 압력 때문에 결국 여느 기업과 비슷해지기 쉽다.

따라서 노동계급과 서민층의 돌봄 부담을 크게 줄이고, 대중에게 필요한 다양한 사회서비스가 양질로 제공되려면, 국가가 예산과 운영을 책임지는 공공사회서비스가 대폭 확충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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