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4일 정부는 ‘현장성과 미래 대응력 제고를 위한 초·중등 교원양성체제 발전 방안 시안’(이하 시안)을 발표하고 국민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이 시안은 지난해 발표된 국가교육회의 숙의단 권고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시안의 주요 방향은 초·중등 교원 수 감축을 위해 교원 양성 숫자를 감축하고, 교사 노동 유연화를 위해 교사 자격증 유연화를 하는 것이다.

우선, 정부는 양성과 임용의 불균형을 이유로 중등교원 양성 규모 감축 방안을 내놨다.

국어·영어·수학 등 공통과목은 사범대를 통해서만 양성하고, 일반학과 교직이수는 그 외 전문교과, 선택교과, 신규 분야 교원만 양성한다고 한다. 교육대학원의 교사 양성 기능도 사실상 폐지되고, 현직교원 재교육 중심으로 재편된다. 이로써 2026년부터 중등교원 양성 인원을 5000~6000명 감축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교육부는 ‘미래교육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교원수급정책추진계획’을 통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기존의 계획보다 공립 초등학교 신규 교원 채용 규모를 더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시안을 통해 초·중등 교원 감축 방안을 보완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2021년에 등교를 확대하면서 학급 밀집도를 줄이기 위해 기간제 교사 2000명을 채용했다. 정부 스스로도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위해 교사가 더 필요함을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임시방편으로 기간제교사를 채용하려 할 뿐이고 교사 정원 감축은 계속 밀어붙이려 하는 것이다.

유연화

정부는 교사 노동 유연화도 추진하고 있다.

‘다(多)교과 지도 역량 강화’라는 이름으로 1급 정교사 자격연수와 연계한 ‘융합전공’을 신설·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초등교원이 융합전공을 취득한 후 초·중통합학교 등에서 이 전공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교사 양성 과정에서부터 복수 전공을 활성화하기 위한 임용 우대(복수자격 소지자에 대한 임용 가산점 부활)도 검토한다.

물론 융합전공 교과로는 중등 임용시험 응시 불가 등의 단서를 달기는 했다. 그러나 그동안 초중등학교 통합을 추진하고, 국가교육회의 논의 등에서 교사 자격 유연화를 언급했던 것을 고려하면, 교사 노동을 유연화해 초중등 통합학교의 교사 수를 줄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2020년 한국교육개발원은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교원수급 관련 쟁점’ 보고서에서 2025년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었을 때 필요한 교사가 최대 8만 8106명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정규 교원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多)교과 역량 강화를 통해 한 명의 교사가 여러 교과를 담당하도록 하려 한다. 교원 확충이 필요한 정책 시행을 추진하면서, 교원 양성 규모는 줄이고, 전문성을 오히려 떨어뜨려 학생의 선택권도 제대로 보장할 수도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면서 교원 수급이 어려운 경우 교사 자격이 없는 기간제교사 임용이 가능하도록 초·중등교육법까지 개정(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발의)하려 한다. 뿐만 아니라 국가교육회의 권고안에 검토 필요로 포함된 수습/인턴 교사제 도입을 장기과제로 명시해 비정규직 양산 가능성을 열어 뒀다.

이번 시안에는 교육실습 학기제 도입도 포함돼 있다. 물론 그동안 교·사대생이나 학부모들은 교육실습 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그런데 이를 위한 준비 없이 교육실습만 확대하는 것은 이미 많은 업무를 하고 있는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더욱 늘리는 일이 될 것이다. 부족한 행·재정적 지원 때문에 예비교사들이 교육실습을 할 학교를 찾기도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제대로 된 교육실습 학기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라도 교원 확충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원 감축과 노동 유연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2020년 교육통계를 보면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 21.8명, 중학교 25.2명으로 OECD 평균(초등 21.1명, 중학교 23.3명)보다도 여전히 높다.

지금은 교원을 감축할 때가 아니다.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이 언제 해소될지 알 수 없는 지금 방역을 위해서라도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이 시급히 필요하다. 진정한 ‘현장성과 미래 대응력 제고’를 위해 교육 재정을 늘려 교원을 확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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