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형태가 어떻든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해 생계를 꾸리는 사람은 노동자다 ⓒ이미진
문재인 정부가 ‘플랫폼 종사자법’ 추진에 나서 국회에서 논의가 시작됐다.
7월 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발의한 플랫폼 종사자법(사실상 정부안)에 대한 국회 공청회를 열었다. 최근 안경덕 노동부 장관은 플랫폼 기업들을 만나서 플랫폼 종사자법 통과에 협조를 구했다. 플랫폼 기업들은 이 법이 기업에 과도한 규제를 하는 것이라고 반발한다.
하지만 플랫폼 종사자법은 과도한 규제이기는커녕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을 골자로 한다. 플랫폼 기업도 그저 노무를 중개하는 것으로 규정해 사용자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서 생계를 꾸리는 사람이라면 그 형태가 무엇이든지 노동자로 인정받아야 한다. 플랫폼 종사자법은 플랫폼 노동자들이 자영업자의 일종이라고 주장해 온 플랫폼 기업들의 기만과 책임 회피를 정당화해 준다.

이 법에 따른 보호 조처도 미미하다. 해고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어서 플랫폼 기업은 일정 기간 전에 통보하기만 하면 자유롭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임금과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의 알고리즘을  기업이 일방적으로 변경을 해도 제재할 수 없다. 일부 보호 조항을 어기더라도 벌금이 고작 500만 원으로 솜방망이 수준이다.(관련 기사: 플랫폼 4법과 배달·대리운전 노동자 등 노동자성 부정. 보호 수준 미미)

일각에서는 플랫폼 종사자법이 ‘유리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아예 부정하는 게 아니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유리의 원칙이란, 어떤 플랫폼 노동자가 노조법이나 근로기준법 상 노동자에 해당하면 플랫폼 종사자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이다.
그러나 현실은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노동자로 인정받은 극소수에게만 예외는 인정하겠다는 것일 뿐이다. 플랫폼 노동자 중 노조법 상 노동자로 인정받은 경우도 소수인데다 근로기준법은 더 적다. 다수는 노동기본권 테두리에서 배제되는 것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노조법과 근기법을 개정해 특수고용 노동자나 플랫폼 노동자에게도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는 노동계 요구도 무시해 왔다. 정부가 ILO 비준에 발맞춘다며 추진한 노조법 개정안(올해 7월 시행)에는 이런 내용이 완전히 빠져 있다.
7월 20일 민주노총 특수고용노동자 대책회의는 “정부가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고자 한다면 플랫폼이라는 은폐된 고용관계를 확인하여 기존 노동법을 적용하면 된다” 하고 플랫폼 종사자법을 비판했다.
이처럼 정부는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이 법이 플랫폼 노동자 다수를 노동기본권 밖으로 몰아내려 한다는 지적은 정당하다.
플랫폼 종사자법 추진은 중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