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던 미등록 이주민들이 법무부의 단속반에 붙잡혀 강제 출국당할 뻔했다.

〈뉴스1〉 보도를 보면, 8월 3일 미등록 이주민 4명은 나주시보건소 정문 앞에서 출입국관리소 단속반 10여 명에게 단속을 당했다. 다행히 한국인 고용주가 동행 중이었고 검사 예약서를 소지하고 있어 약 1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고 한다.

정부는 미등록 이주민을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시킨 바 있다. 강제 출국 걱정 없이 진단검사와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이주민들은 정부의 말을 믿고 검사를 받으려다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단속 완전히 중단 않으면 공문구일 뿐 검사를 독려하는 법무부의 홍보물 ⓒ출처 법무부 웹사이트

나주시를 관할하는 법무부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방역·계도 활동을 [하려다] 오해가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황당한 변명이다. 단순한 방역·계도 활동이라면 단속반 승합차에 태워 붙잡아 두고 조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따로 문의했을 때 광주출입국은 미등록 이주민을 단속해 달라는 신고가 반복적으로 들어와 이주민들을 뒤쫓은 끝에 붙잡은 것이라고 답변했다.

사실상 표적 단속을 벌인 것이다. 만약 사정을 설명해 줄 한국인이 동행하지 않았거나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왔다는 것을 증명할 자료가 없었다면, 이주민들은 풀려나지 못하고 강제 출국 위기에 처했을 것이다.

불안

올해 6월 기준 이주민 198만 명 중 약 39만 명이 미등록 이주민이다. 이들을 제외하면 방역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정부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강제 출국 걱정 없이 코로나19 진단검사와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다며 미등록 이주민들을 독려한다.

그러나 단속 자체를 중단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법무부는 그해 8월부터 배달업, 제조업, 건설업 등에서 미등록자 1294명을 단속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단속 규모를 줄였다고 하지만, 단속이 완전히 중단되지 않는 한 미등록 이주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어야 한다.

현재 미등록 이주민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을 하려면 보건소를 직접 방문해야 한다. 온라인 예약 시스템은 본인 인증을 거쳐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처럼 보건소로 이동하다 단속당하면 무슨 수로 예약하러 가는 길임을 증명할 수 있을까?

단속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코로나19 진단검사에 응하는 미등록 이주민이 별로 없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미등록 이주민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다.

〈뉴스1〉은 이번 사건이 SNS를 통해 이주민들 사이에 알려져, 나주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 상당수가 출근하지 않고 ‘잠수’를 탔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정부는 미등록 이주민이 겪는 고통을 외면하고 결국 방역에 구멍을 만들고 있다. 이런 정부가 방역 지침 위반이라며 민주노총을 탄압하는 것은 지독한 위선이다.

미등록 이주민의 안전과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단속을 완전히 중단하고 미등록 이주민을 무조건 합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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