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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
인류의 미래에 켜진 적색경보

그리스·터키 등 남유럽을 집어삼킨 산불. IPCC 보고서는 이런 기상이변과 인간 행동 사이의 관계가 더 깊어졌다고 말한다 ⓒ출처 IHA Photo

각국 정부들이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데 오랫동안 늑장을 부린 탓에, 향후 30년 동안 지구 온난화를 저지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이것이 8월 9일 발행된 중대한 보고서의 내용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극심한 폭염·가뭄·홍수가 더 잦아질 것이고, 불과 10여 년 후에 기온이 주요 한계치를 돌파할 것이라 경고했다.

세계 곳곳에서 나타난 맹렬한 폭염과 무시무시한 산불, 어마어마한 홍수는 기후 변화가 빚어낸 미래의 초입일 뿐이라고 보고서는 경고한다.

보고서는 정부가 즉각 지구 온난화에 대처할 조처를 취해야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탄소 배출량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IPCC 보고서는 “인류의 영향 때문에 대기·해양·육지가 온난화했다는 것은 자명하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동안에 최근(1970년 이후) 50년 만큼 지표면 온도가 오른 적은 없었다고 한다.

대부분 이는 석탄·석유·천연가스를 태워서 연료로 사용한 탓이다.

이로 인한 기온 상승은 “이미 지구상 모든 지역에서 수많은 기상이변과 이상 기후”를 촉발했다.

최근 10년 동안에는 인류가 가한 영향과 폭염·산불 등 기상이변 사이의 연관성이 “더 뚜렷해졌다”고 한다.

해수면 상승 등 몇몇 변화는 이제 고착화돼 돌이킬 수 없게 됐다.

보고서 저자의 하나인 에드 호킨스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지구 온난화가 진전될수록 그 대가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여럿일 것이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오 구티에레스는 이 보고서가 “인류에 대한 적색경보”라고 했다.

구티에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당장 힘을 합치면 기후 재앙을 피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 발표된 보고서가 분명하게 입증했듯이 늑장을 부릴 시간도, 핑계댈 여지도 없다.”

이미 인류의 활동으로 지구는 19세기 이래로 대략 섭씨 1.1도 더 뜨거워졌다.

이것이 2도로 오르면, 임계치를 넘은 이상 고온이 보건과 농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보고서는 경고한다.

각국 정부들은 하나같이 보고서 내용을 인정한다고 했다. 그러나 보고서에 나온 실태를 해결하려면 화석연료 산업과 완전히 단절해야 한다.

각국 정부들은 지난 2019년에 보고서가 발표됐을 때도 필요한 조처를 취하지 못했다. 그때 발표된 보고서는 최악의 기후 변화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이 12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당시 보고서는 학생들의 기후 동맹휴업과 ‘멸종 반란’ 등 전투적인 기후 운동을 고무하거나 촉발했다. 이제 저항을 재개해 화석연료 산업의 이윤을 지구의 미래보다 우선하는 시스템에 맞서야 한다.


COP26 회담을 초점으로 한 항의 행동이 건설돼야 한다

이번 IPCC 보고서는 오는 11월 각국 정치인들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모이는 유엔기후협약 26차 당사국 총회(COP26)를 앞두고 발표된 것이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오 구티에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세계 지도자들과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COP26을 성공으로 이끌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지난번 유엔기후협약 당사국 총회는 그들이 위기를 해결하리라 기대할 수 없음을 보여 줬다.

2015년에 열린 COP21 파리 기후 회담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섭씨 1.5도 미만으로 제한한다고 목표를 세웠다. 거창한 것처럼 세운 목표였지만 한참 부족한 것이었다.

하지만 각국 정부들은 그조차도 달성하지 못하는 길로 가고 있다. 화석연료 산업에 계속 몰두하기 때문이다.

그린피스 영국사무소 수석과학자 더그 파는 이렇게 말했다. “이 전 세계의 정치인들은 기후 위기가 심각하다는 과학자들의 경고를 들은 첫 세대가 아니다. 그러나 그 이전 어느 세대보다 그 경고를 더 엄중히 여겨야 할 세대다.

“최근 몇 달 사이 세계 곳곳을 불태우고 물에 잠기게 한 그런 기후 재앙의 빈도와 규모, 강도가 더 세진 것은 과거에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은 탓이다.

“세계 정치인들이 끝내 이 경고를 무시하고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훨씬 나빠질 것이다.”

글래스고에서 열릴 COP26 총회는 되살아난 기후 변화 운동의 초점이 돼야 한다.

학생들의 기후 동맹휴업과 ‘멸종 반란’ 행동에 밀려 영국 보수당은 탄소 배출량을 2050년까지 ‘넷제로’로 만들겠다고 약속해야 했다. 2050년은 너무 늦다. 그럼에도 이들의 양보는 조직된 저항이 행사할 수 있는 힘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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