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0일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됐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해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지휘소연습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이번 연합훈련은 시작 전부터 상당한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8월 6일 중국 외교부장 왕이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과 한국의 연합훈련은 현재 상황에서 건설성이 없다.” 그는 미국과 한국이 한반도에서 긴장을 높일 일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중국 최고위직 인사가 다자 외교 테이블에서 공개적으로 한미연합훈련에 반대한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이 중국을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상황에서, 한미연합훈련이 중국에도 압박이 되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여간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한미연합훈련이 미국과 한국이 결정할 사항이라며 반박했다. 중국이 “내정간섭” 하고 있다고 비판한 셈이다. 또, 한미연합훈련은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고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는 것이라며 북한의 반발을 일축했다. 참으로 어이없는 궤변이다.

미국은 단지 언사 수준이 아닌 군사훈련이라는 강력한 행동으로 한반도와 그 주변에 “내정간섭” 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 대규모 병력 동원이 없지만, 한미연합훈련은 유사시 북한 지휘부 제거(참수 작전), 대북 선제 타격, 미사일 요격 훈련 등을 포함하는 위험하고 공세적인 내용이다.

한미연합훈련을 할 때마다 북한이 반발하고 한반도에 긴장이 조성되는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는 것이다.

방어적?

왕이와 함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 함께 참가 중이던 외교부 장관 정의용은 왕이의 발언에 대해 반박하지 않았다. 한미연합훈련 문제로 중국에 맞대응하는 모양새는 피하고자 한 듯하다.

국내 정치권은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시끄러웠다. 우파는 훈련 축소 결정이 김여정의 ‘하명’ 때문이냐며 문재인 정부를 압박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조건부 훈련 연기론이 대두됐다. 이런 논란은 북한과의 관계 문제로 불거졌지만, 그 이면에는 분명 대중국 관계 문제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록 축소된 형태이지만, 정부와 여당 핵심부는 한미연합훈련을 밀어붙였다. 남북통신선 연결로 남북관계 개선에 큰 전기가 마련된 것마냥 호들갑을 떤 게 무색하다. 게다가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 모두 훈련 실시를 지지했다.

이재명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정부의 판단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 최근에 그는 사드 배치를 더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언행으로 이재명은 자신이 한미동맹을 존중하고 있음을 보여 주려는 듯하다.

북한은 연일 훈련 실시에 반발하는 담화들을 내놨다. 이 담화에는 남한 정부의 “배신”에 대한 성토도 담겼지만, 동시에 바이든 정부도 겨냥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지금까지 북한과의 대화에 별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과의 경쟁이 훨씬 중요한 문제여서, 북한은 미국의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려 있다.

그러면서 대북 제재는 여전히 강력히 유지되고 있는데, 한미연합훈련마저 계속 강행되고 있다. 이런 악의적 무시는 머지않아 북한의 반작용을 불러올 공산이 있다. 정세현은 최악의 경우 북한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수 있다고 했다.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보여 주듯이, 한미연합훈련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든 한반도와 그 주변 정세를 불안하게 한다.

북한의 반발도 있지만, 한미연합훈련이 미·중 갈등에 주는 영향도 생각해야 한다.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의 목적과 역할이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에 따라 조정돼 왔다.

우리가 한미연합훈련에 반대하고 중단을 요구할 필요는 더욱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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