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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국민 누구나 최대 1000만 원까지 장기간 저리(3퍼센트 안팎)로 빌릴 수 있게 해 주는 ‘기본대출’ 공약을 발표했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 기본주택에 이은 기본 시리즈 셋째 공약인 기본대출은 전 국민에게 ‘1000만 원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다.

8월 10일 기본금융 정책발표 및 기자간담회 ⓒ출처 이재명캠프

상당수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 등이 적은 소득과 불안정한 고용 등으로 고통받는다. 또한 크게는 집을 구하느라, 작게는 생활비 때문에 진 빚을 갚느라 허리가 휘는 일이 많다. 2021년 1분기 가계부채는 1756조 원이나 됐다.

그런데 더 문제는 가난한 사람들은 돈을 빌리기도 더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기업주들을 포함한 최상위 부유층은 손쉽게 금융기관 대출을 이용해 주식·부동산 등에 투자하며 더 많은 부를 쌓고 있다.(“레버리지 투자”)

가장 가난한 사람들은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는 것 자체가 힘들다. 2018년 조사를 보면, 가장 까다로운 제1, 2금융권은커녕 대부업체에서도 대출을 거절당하는 사람이 매년 40만~6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 대부분은 월세 등 기초생활비 마련, 신용카드 대금 지급 등을 이유로 대출을 신청하는 생계형 대출 신청자다. 반드시 써야 하는데 빌릴 데가 없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당장의 생계 유지를 위해 연 20퍼센트나 되는 이자를 내면서 대부업체(제3금융권)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20대는 4대 보험 등 금융권에서 필요로 하는 소득증빙이 안 되는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부업체에서도 대출을 거절당하기 일쑤다. 20~30대 청년들은 학자금 대출을 갚는 데도 허덕이고 있다.

정부가 ‘미소금융’ 등으로 서민 지원 금융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이 서비스 이용자 중 가장 가난한 사람들(신용등급 8~10등급)은 9.2퍼센트밖에 안 됐다.

결국 대부업체에서도 돈을 빌릴 수 없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연 이자율이 1000퍼센트에 이르는 불법 사채시장에서 돈을 빌려 갈취를 당하거나, 개인회생·파산을 신청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리게 된다.

기본대출은 이런 절박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워 줄 것이다. 1000만 원 대출 한도도 대부업체 이용자 평균 대출금 900만 원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서 정한 것이라고 한다.

부채 폭증?

한편, 다른 기본 시리즈 공약들과 마찬가지로, 기본대출 공약이 발표되자 여야 모두에서 보수적인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가계대출이 더 증가하면 경제적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의 신용시스템을 무시한다’, ‘저소득 계층이 빚을 안 갚을 것이고 결국 정부 부채가 폭증할 것이다’ 등.

그러나 이 지사는 이런 우파적 반발을 시원하게 반박했다. “IMF 때, 국제금융위기 때, 수십조 원의 국민 혈세를 정책자금이라는 이름으로 저리에 지원받고 갚지 않은 것은 우리 국민이 아니다. ‘도덕적 해이’를 걱정한다면 그 화살이 향할 곳은 대기업·기득권층이어야 한다.”

코로나 위기 시기에 문재인 정부의 지원도 기업 지원에 쏠려 있다. 민주노총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업 금융 지원에는 91조 2000억 원을, 고용·실업 대책은 그 10분의 1도 안 되는 4.7조 원을 썼다.

기업 금융 지원은 아무리 액수가 막대해도 정부가 보증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자들이, 정부가 서민 소액 대출을 보증하는 것을 두고는 나라가 거덜날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그들의 우선순위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일부 보수 인사들은 저소득층을 걱정하는 척하며 ‘차라리 그 돈으로 지원금을 주는 게 낫다’거나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써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 재정 지출을 조금만 늘려도 경기를 일으키던 자들이 하는 말이라 전혀 신뢰도가 없다. 그저 ‘서민 퍼 주기’를 그치라는 주장으로 들리는 게 당연하다.

물론 기본대출만으로 저소득층의 생계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대출 한도가 1000만 원에 그치는 것도 적지않은 사람들에게는 부족하게 느껴질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복지 확대로 소득 자체가 늘어야 한다.

그럼에도 기본대출 제도가 실행되면 여러 사정으로 곤란한 처지에 놓인 저소득층을 구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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