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당한 군사적·정치적 패배의 파장이 커지며, G7 국가 사이에서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G7 정상들은 미국이 설정한 철군 기한 8월 31일이 적절한지를 두고도 합의하지 못했다. 유럽 정상들은 기한 연장을 요청했지만, 미국 대통령 바이든은 기존 기한 고수를 주장했다.

8월 15일 탈레반의 쾌속 진군에 놀란 미국은 허겁지겁 카불 주재 대사관을 소개해야 했다. 이 장면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바이든은 이 굴욕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어 한다.

그러려면 최대한 돌발 상황을 피하면서 철군을 완료해야 한다. 바이든이 중앙정보국(CIA) 국장 윌리엄 번스를 카불에 급파해 탈레반과 막후 협상을 시도한 배경이다.

2014년 10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 부대를 철군시키고 일부 병력과 비전투원을 주둔시키고 있던 영국 정부는, 사실상 각자도생하자는 바이든의 “형편없는 위기 대처”(〈가디언〉)에 불만을 강하게 토로했다.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은, 탈레반을 설득해 달라고 러시아·중국에 매달리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도 미국과 선을 그었다. 탈레반의 카불 점령 직후에도 마크롱은 “일체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에 계속 단호하게 맞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마크롱이 프랑스 안팎에서 이슬람 혐오를 주무기로 휘두르며 공격적 행보를 해 온 것과 연관 있다.

독일·이탈리아 등은 “국제 사회의 공조”를 중시한다고 말했지만, 난민 수용이나 향후 제재 등에 관해서는 입장이 엇갈렸다.

결국 이날 채택한 공동 성명에 구체적인 합의안은 하나도 포함되지 못했다.

파장

당분간 이런 불협화음이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바이든이 대통령 취임 초 “미국이 돌아왔다”며 공언했던 미국의 리더십이 아프가니스탄 패전으로 상처를 입은 결과다.

서방 강국들을 대(對)중국 경제·군사 동맹으로 결집시키려 애써 온 미국으로서는 뼈아픈 상처다.

하지만 상처 입은 야수는 위험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대(對)아프가니스탄 경제 제재도 논의됐다. 향후 그런 제재가 시행된다면, 점령으로 경제가 사실상 파탄 난 아프가니스탄에게 치명적일 것이다.

미국과 그 동맹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온전히 손을 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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