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노조가 9월 14일 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조합원 1만 1000여 명 중 1만여 명이 참가해 81.6퍼센트가 찬성한 데서 보듯, 노동자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서울시와 교통공사 사측이 지하철 적자 감축을 명분으로 노동자들의 조건을 대폭 후퇴시키는 구조조정 계획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하철은 코로나로 인한 승객 감소로 적자가 더 늘고 있다.

서울시는 지원을 늘리기는커녕 적자 감축을 위한 ‘자구안’을 강하게 압박해 왔다. 행안부도 정부 지원을 요구하려면 구조조정이 전제돼야 한다고 한다. 서울교통공사 사측은 이에 화답해 6월 초에 구조조정 방안을 내놨다.

이 구조조정 방안은 교대제 근무 개악과 외주화 등을 통해 앞으로 수년간 정원 1971명을 감축하고 임금도 삭감하는 내용이다. 퇴직자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충원하지 않고 업무 강도를 늘려 메꾸고, 일부 업무는 외주화해 정규직 인력을 줄이려는 것이다.

9월 14일 파업을 예고한 서울교통공사 노동자들이 작업복을 입은채 8월 26일 서울 지하철 역사 곳곳에서 일인시위를 하고 있다 ⓒ이미진

사측은 인건비를 줄이려고 매우 변칙적인 교대 근무제를 도입하려 한다. 거의 매일 출퇴근 시간이 다르고 휴일도 대폭 줄어드는 개악안이다. 기존의 규칙적인 4조2교대 근무형태와 비교하면 노동자들의 업무 강도와 피로도가 대폭 높아진다.

“직종마다 다른데 이번에 저희 쪽에 나온 안은 비숙박 4조3교대 개악안으로 휴일이 줄어듭니다. 주간 출근 시간도 하루는 새벽 출근이고, 또 다른 하루는 밤 10시 퇴근입니다. 야간 근무 때는 수면 시간을 없앴고요.”(류하선 기술본부 전자지회장)

“스크린도어 관리 쪽에는 5조3교대 안을 내놨는데, 연속 이틀 밤샘 근무를 하는 안이에요. 이틀 연속 밤 10시에 출근해 다음 날 오전 7시 30분까지 [수면 시간도 없이] 근무하는 걸 연속해야 하니 조합원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안입니다. 게다가 조당 인력 수도 줄고요.”(임선재 기술본부 PSD지회장)

이미 출퇴근 시간이 매일 바뀌는 교대 근무를 해 온 기관사의 경우에도, 숙박 근무를 없애면 피로도가 대폭 가중된다. 심야 근무를 하고 자정이 넘어 퇴근을 하거나, 첫차 운행을 위해 새벽에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기적인 심야근무도 노동자들의 건강에 해로운 마당에, 매우 불규칙한 교대제는 노동자들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고 건강에도 크게 해로울 것이 뻔하다.

사측은 오로지 인건비 절감에 혈안이 돼 노동자들의 건강과 적정한 노동 조건 따위는 안중에 없는 것이다.

또, 사측의 구조조정 방안에는 20년 이상 근속자 ‘희망퇴직’도 담겨 있다. 장기근속자들에게 퇴직을 압박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올해 임금 동결, 연차보상 수당 삭감, 임금피크제 대상자 임금 삭감 대폭 상향 등의 임금 공격도 포함됐다.

부당한 책임 전가

노동자들에게 이런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완전히 부당하다.

지하철 적자는 공공 대중교통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이런 적자는 서울시와 정부가 책임지는 게 마땅하다.

게다가 불규칙한 노동시간과 노동강도 강화는 지하철 안전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 이른바 ‘불필요한 인력’을 줄이려는 이런 구조조정은 사고 대처에 필요한 인력마저 낭비 인력 또는 비효율로 치부하기 십상이다. 이는 과거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가 보여 준 끔찍한 교훈이었다.

지하철 노동자들이 구조조정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파업에 나서려 하는 것은 정당하다. 승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도 필요한 파업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구조조정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지하철에 재정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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