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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식당 노동자 투쟁:
“메뉴 늘렸는데 인력은 그대로” 충원, 임금 인상 요구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의 식당 노동자들(금속노조 현대그린푸드 울산지회)이 인력 충원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식당별로 돌아가며 10~15분 가량 배식을 중단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식당의 메뉴를 늘리는 등 식사 질을 개선했다. 그만큼 식당 노동자들의 노동강도가 대폭 올랐는데, 사측은 인력을 전혀 늘리지 않았다.

한 대의원은 말했다. “원래 메뉴가 두 종류였다가 지금은 많이 늘었습니다. 조리원이 너무 부족한데도 회사는 배식만 차질 없으면 된다는 식입니다. 쉬는 시간이 부족해 옷 갈아 입을 시간도 없습니다.

“전에는 소스만 부었던 음식에 이제는 소스를 직접 만들고 토핑도 올립니다. 새로 생긴 일부 메뉴는 일일이 다 포장해야 합니다.”

사측은 부족한 일손을 ‘돌려막기’ 식으로 때우고 있다.

“회사는 사람이 부족하니까 임시로 한두 달만 있다가 빠지는 사람들을 투입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노동자들을 일찍 출근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12시에 출근해야 할 사람이 오전 8시에 출근하는 식입니다. 하루 12시간을 일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하루 12시간 일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제공 금속노조 현대그린푸드 울산지회

노동자들은 임금에 대한 불만도 크다. 일부 수당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기본급이 동결됐습니다. 임금피크제가 도입돼 평균 연령 50대 중후반인 노동자들의 임금이 깎이게 했습니다. 임금제도를 개악해서 최저임금 인상 효과도 무력화했습니다.”

노동자들이 8월 17일부터 기습적으로 배식 직전에 10~15분씩 일손을 멈추자, 사측은 대체인력을 상시 대기시키고 있다고 한다. 노동자들은 “저럴 돈으로 인력을 늘리지” 하고 말한다.

배식을 중단하고 팻말 시위하는 노동자들 ⓒ제공 금속노조 현대그린푸드 울산지회
일부 정규직 노동자도 식당 노동자 시위에 함께하고 있다 ⓒ제공 금속노조 현대그린푸드 울산지회

그런데 정규직 노조 집행부는 8월 25일 대자보를 내서 식당 노동자 투쟁을 비난했다. 노동자들이 “불편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하면 “건강권을 해칠 수 있다”면서 말이다. 정규직 노조 집행부는 다른 식당 업체를 도입해 “경쟁체제”를 갖추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쟁 체제” 도입은 식당 노동자들의 조건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식당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지는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압력이 될 수 있다.

파업을 벌인 노동자들은 식당 한 가운데에서 팻말을 들고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투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지나가는 노동자들이 박수를 치고 응원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일부 정규직 노동자들은 함께 팻말을 들고 시위에 참가했다.

이런 기층의 연대가 더욱 확대돼 노동자들이 정당한 요구를 쟁취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