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는 “7월 초부터 [영변에서] 원자로 가동과 일치하는 냉각수 방출 등 징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게 사실이라면, 2018년 이후 2년 반 만의 일이다.

영변 원자로 재가동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올해 초 북한 당국은 조선로동당 8차 당대회에서 핵기술을 고도화하고 다양한 핵무기를 개발·생산하겠다고 했다.

영변 핵시설은 북한 핵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다. 지난 7월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한 보고서에서 영변 핵시설이 없다면 북한의 핵물질 생산 능력이 최대 80퍼센트까지 줄어든다고 했다.

영변 원자로 재가동은 시간이 갈수록 북한이 기존보다 더 많은 핵탄두와 핵물질을 보유하게 됨을 의미한다.

한미연합훈련

북한은 바이든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철군 문제로 취임 이래 최대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원자로를 재가동하려는 듯하다.

바이든 정부는 북한에 대화를 제안한다고 했지만, 북한과의 대화를 진지하게 우선순위에 놓은 적이 없다. 그리고 대북 제재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래서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은 ‘전략적 인내’(다른 말로, 고의적 무시)에 가깝다.

미국의 대북정책 특별대표 성 김은 8월 〈한겨레〉 기고에서 “미국은 북한을 적대시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한국은 8월 한미연합훈련을 그대로 실시했다. 대규모 기동 연습이 없는 시뮬레이션 연습이더라도, 그간 한미연합훈련에는 대북 선제 공격과 참수 작전 계획 등이 포함돼 있었다.

9월 3일 문재인 정부는 ‘2022~2026 국방중기계획’을 내놨다. 앞으로 5년간 방위력 개선비로 106조 원 넘는 돈을 쓰겠다고 한다.

이 계획에는 경항모 건조와 더불어, 전술핵에 필적하는 파괴력을 가진 신형 미사일을 개발·배치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유사시 평양을 신속히 점령하겠다는 ‘입체기동작전’ 관련 예산도 대폭 는다.

이처럼 우파의 일면적 비난과 달리 문재인 정부는 대북 유화적인 정책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북한의 영변 원자로 재가동은 미국과 그 동맹들의 여전한 대북 압박에 대한 반작용으로 봐야 한다. 김정은 정권이 바이든에게 보내는 메시지인 것이다.

혁명가들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 재가동을 지지하지 않지만, 이는 미국과 중국 등의 제국주의 갈등 심화라는 훨씬 더 근본적인 국제 관계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고 미국과 그 동맹들의 대북 압박, 군비 증강이 한반도에서 불안정을 증대시키는 더 큰 원인임을 분명히 한다.

북한 영변 핵시설. 북한 핵 프로그램에서 여전히 가장 중요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