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6부작 드라마 〈D.P.〉가 화제다. 많은 사람들이 폭발적인 공감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반갑고 좋은 일이다.

D.P.는 탈영병 추적(Deserter Pursuit)을 말한다. 탈영병 추적과 체포를 전담하는 군사경찰(헌병) 소속 병사들을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공동으로 극본을 쓴 김보통 작가는 실제 D.P.병으로 복무했었다. 그의 웹툰 《D.P. 개의 날》(2015)이 드라마의 원작이다.

〈D.P.〉는 BBC의 인기드라마 〈셜록〉처럼 주인공 둘이서 추리하고 추적하고 체포하는 버디무비, 추리·수사극의 공식을 따른다.

하지만 군대 내 (성)폭력과 부패를 강력히 고발하고 있다. 1부와 6부가 특히 강렬하다. 학대와 폭력 속에서 몸부림치는 병사들은 갓 스물을 넘긴 청춘들이다.

다 보고 나면 마음이 무거워질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분별력과 정의를 원하게 될 것이다.

드라마 〈D.P.〉에 나온 가혹 행위의 한 장면 ⓒ출처 넷플릭스

〈D.P.〉의 시간적 배경은 2014년이다. 그해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박근혜가 “전우의 인격을 존중하고 인권이 보장되는 병영…” 운운하는 가소로운 장면도 나온다.

〈조선일보〉가 전한 군 관계자들의 감상평은 많은 사람들과 한참 동떨어져 있다. “2014년 일선 부대에서 있었던 부조리라고 보기에는 좀 심하다,” “10~15년 전 군기가 가장 문란한 부대들에서나 일어날 만한 가장 극단적 상황을 모았다” 등.

그러나 〈D.P.〉는 쇼킹한 소재를 좇는 선정주의 따위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세상에 커다란 충격을 안긴 두 비극이 바로 2014년에 벌어졌다. 고문에 가까운 폭행으로 목숨을 잃은 윤 일병 사망 사건,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에 시달리던 병사가 총기를 난사해 부대원을 죽인 임 병장 총기 난사 사건이 그것이다.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2005)가 나왔을 때도 군의 반응은 비슷했다. ‘요즘 군대는 다르다’는 것이다.

김보통 작가는 이런 태도를 강력히 반박하고 있다. 작가와 감독 모두 실제 폭력의 수위보다 오히려 완화해서 표현했다고 밝혔다.

2021년에도 비리와 부패는 물론이고 군대 내 괴롭힘과 폭력으로 자살한 군인들이 있었고, (성)폭력 사건들도 여럿 드러났다.

창군 이래 국내에서 병사 수만 명이 전투 이외의 이유로 사망했지만 상당수가 자살로 처리됐다. 군 병원 냉동고에 수십 년째 시신이 보관된 채 유가족이 싸워야 했던 의문사만 해도 수십 건이다.

은폐

군대는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 군인들도 끔찍하게 대해 왔다. 피해자가 신고를 해도 군은 이를 무마하고 은폐하고 묵살하고 심지어 피해자를 괴롭혔다는 사실이 육해공군 모두에서 폭로됐다. 올해에도 피해 여군들이 끝내 자살한 사건들이 잇달았다.

이런 현상은 비단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해외 시청자들도 이 드라마에 공감하는 까닭이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매년 2만 명이 넘는 미군들이 성폭력을 당한다. 피해자는 거의 남녀 반반이다. 심각한 고통에 자살 충동까지 겪지만 피해 군인들은 불이익이 걱정돼 신고를 꺼린다.

복종과 순응을 요구하는 관계와 질서는 이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D.P.〉의 등장 인물들은 저마다 가정, 운동부, 직장 등에서도 폭력을 겪는다.

그러나 왜 군대는 특히 더 억압적이고 폭력적일까? 우리는 근본적으로 군대의 본질을 생각해 봐야 한다.

이 기사를 읽은 후에 “군대는 왜 이리 억압적일까?”를 읽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