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는 검찰에 조희연 서울교육감 기소를 요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과정에서 ‘국가공무원법 위반’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8월 31일 공소심의위원회(이하 공소위)는 해당 건에 대해 기소 입장을 의결했다.

조 교육감은 “권한 범위 내에서 특별채용업무를 법령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추진했”다고 반박하며, “공수처의 논리라면 과거사 청산도 불가능하고, 사회에 만연한 해고자의 복직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기사(‘부당한 탄압으로 해직된 교사들의 교단 복귀는 정당하다’, 〈노동자 연대〉 367호)에서도 다뤘듯이, 서울교육청의 해직교사 특별채용은 “부패”나 “비리”가 전혀 아니다. 선거에서 진보교육감 후보를 후원한 일로 해직되고 수년간 고통받아 온 교사들이 뒤늦게나마 교단에 돌아간 것을 두고 “특혜” 운운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정치 활동을 금압하는 법에 의해 부당하게 희생된 피해자들의 회복은 진보교육감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오히려 복직 시기를 보면 뒤늦은 감이 있다.

이번 공수처 결정은 문재인 정부가 ‘검찰 개혁’ 운운하며 만든 공수처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고위공직자의 부패와 비리를 다룬다면서도 진짜 범죄들은 건드리지도 않고, 해직교사 특별채용 건을 공수처의 1호 사건으로 삼은 것이다. 이 사건은 공수처가 수사만 할 수 있을 뿐 기소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인데 말이다.

우파에게 셀프 검증

애초 이 사건은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최재형이 감사원장이던 지난 4월 시작됐다. 해직교사 특별채용은 보수교육감 시절에도 흔하던 일이지만, 감사원은 조 교육감을 경찰에 고발해 ‘표적 감사’, ‘정치 감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우파들은 해직교사들의 정당한 복귀에 흠집을 내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희연 교육감에게 정치적 타격을 입히고자 했다.

결국 공수처는 굳이 공수처가 맡지 않아도 되는 사건을 맡아 기소 의견을 냈다. 이로써 우파들의 공격에 장단을 맞췄다.

지배자들 사이에서 공수처가 ‘공정’하고, ‘중립적’임을 보여 주기 위해 조희연 교육감을 희생양 삼아 우파에게 던져 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지배계급에 대한 일종의 셀프 검증인 셈이다.

공수처의 이런 행보는 공수처에게 고위공직자의 부패와 비리 공정 수사·기소를 기대할 수 없음을 보여 줄 뿐이다.

기대를 걸 게 못되는 공수처의 실체. 5월 12일 공수처 앞 규탄 기자회견 ⓒ출처 서울교육지키기 공동대책위원회

공수처 같은 자본주의 국가의 체제 수호 기관을 통해 권력자들의 부패와 비리를 뿌리 뽑겠다는 것은 노동계급이 지지할 만한 대안이 못 된다. 이런 기관들은 외부 압력을 통해 항구적으로 변화시킬 수도 없다. 그게 가능하다면, 검찰·경찰을 변화시키지 왜 새 기관을 만들었겠는가?

엄청난 불법을 저지르고도 가석방 형태로 사실상 사면된 삼성 이재용이 있는가 하면, 코로나19 상황으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이끌었다는 이유로 구속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1년 4개월 전 집회 참여를 이유로 200만 원 벌금이 부과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있다.

이 모두 청와대와 법원, 검찰·경찰이 합작으로 벌인 일들이다. 공수처도 그 질서의 일부인 것이다.

부당한 탄압으로 해직된 교사들을 교단에 복귀시킨 조희연 교육감은 매우 정당하고, 징계나 형사처벌을 받아야 할 이유 또한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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