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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고발 사주’ 연루 의혹이 보여주는 것

ⓒ출처 윤석열캠프

국민의힘 대선 유력 주자 윤석열이 비리 연루 의혹에 휩싸였다.

검찰이 검찰 조직과 검찰총장을 보위하려고 검찰의 정적들에 대한 고발을 우파 야당에 의뢰했다는 의혹이다.(〈뉴스버스〉 단독 보도)

이것이 사실이라면, 검찰 권력을 이용한 정치 공작이다. 문제가 된 수사정보정책관실은 (손준성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이 연루설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총장의 직할 부서이고, 검찰이 수사권을 이용해 모은 정보에 기타로 모은 첩보까지 수집하는 곳이다. 손준성은 이 정보를 총장에게 보고하는 일을 맡는다.

윤석열이 지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검찰권을 이용해 모은 정보(일부는 사찰 정보일 것)를 정적 제거에 이용하는 것은 권력형 부패 행위다.

보도에 따르면,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4월, 한 검찰 측 인사(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가 김웅(당시 미래통합당 후보, 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관련 고발장들과 필요한 자료를 건넸다. 김웅은 이중 일부를 국민의힘에 전달했다고 한다.

문제의 이번 고발장에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아내,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명예훼손 범죄 사실 주장도 담겨 있다.

특히 주목받는 고발 대상은 검언 유착 의혹을 제기한 최강욱, 유시민 등이다.

검언유착 의혹이란, 당시 조국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한동훈 검사장이 채널A와 공작을 벌여 유시민을 비리 혐의로 기소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추미애 법무부는 이 의혹에 대한 수사를 벌였으나 한동훈에게서 증거를 찾지 못했다. 여권 측의 실패한 정치 공작이었다.

그러나 추미애는 이 의혹을 빌미로 한동훈을 좌천시키는 등 문재인 청와대와 정권 핵심 실세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검찰 인사권을 이용해) 무력화시키는 것에 톡톡히 이용됐다. 여권은 이런 과정을 검찰 ‘개혁’이라고 포장했다.

이후 미래통합당은 조국 아들에 대한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 문제로 최강욱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해 현재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났다.

현재 손준성과 윤석열 캠프는 전혀 없는 사실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런데 사건의 핵심 행위자인 김웅 의원은 자세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제보자가 누군지 안다, 그러면서도 밝히는 것은 없는 등의 오락가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손준성이 관련 자료를 전달한 당사자인지, 만약 그랬다면 그 과정에 윤석열의 지시가 있었느냐 없었느냐의 두 의문이 핵심 쟁점이다. 앞서 말했듯이, 전자만 돼도 권력형 범죄다.

쌍방 공작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번 의혹 보도가 밝혀낸 지난해 청부 고발 의뢰 시점이 친여 매체를 통해 검언유착 의혹이 제기된 직후라는 것이다.

즉, 상대편 공작에 검찰의 맞대응 공작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점이 검찰의 권력 남용과 공작 시도를 정당화해주지는 못한다.

이번 의혹은 인터넷 뉴스 매체 〈뉴스버스〉(Newsverse)가 국민의힘 내부 제보자로부터 텔레그램 채팅창 캡쳐 화면 등을 입수해 폭로한 내용이다.

이는 국민의힘 안에서 벌어지는 분열상도 보여 준다. 특히 윤석열 지지율이 중도·무당층에서 하락한 것이 내부 기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정권 교체를 가능케 할 카드로 가치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의문이다.

그런데 애초 국민의힘에 대안적 인물이 없어서 윤석열이 뜬 것이기도 하다. 윤석열 지지율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이유이자, 오세훈 차출설이 나오는 등 난맥상을 보이는 이유다.

대안 없는 체제의 위기 속에서 보통 사람들의 삶은 팍팍한데, 이 사회의 기성 정치 권력자들은 분열해 있고, 누가 더 지리멸렬한가를 겨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