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일산대교를 공익처분(민간투자사업 대상에서 제외)해 통행료를 무료화할 계획이다.

일산대교는 고양시와 김포시를 잇는 도로로 한강 교량 중 유일하게 유료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두 지역 거주자 수가 크게 늘면서 일산대교 이용자 수도 급격히 늘고 있다.

일산대교 통행료는 1종 승용차 기준 편도 1200원이다. 사실상 대체 도로가 없기 때문에 매일 출퇴근하면서 이 도로를 이용하는 경우 부담이 적지 않다. 그래서 주민들의 불만이 높았다.

매일 출퇴근 시 일산대교를 이용하는 경우 월 5~6만원이 든다. 공공서비스는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출처 경기도

일산대교는 민자사업으로 2008년에 개통됐다. 경기도가 299억 원, 사기업이 1485억 원을 투입했다. 당시 경기도는 사기업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최소수입보장(MRG) 계약도 체결했다. 이듬해 국민연금공단이 일산대교 운영사의 지분 100퍼센트를 인수했다.

원래 1000원이던 통행료는 이후 두 차례 인상됐다. 일산대교의 길이가 1.84킬로미터이니 킬로미터당 652원이 드는 셈인데, 이는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 통행료 평균의 1.47배에 해당한다.
국민연금은 교량 설치 건설에 든 비용(장기차입금)을 빌려주고 이자수익을 챙기고 있는데, 높은 이자율 덕분에 이자로만 연 160억 원가량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 언론들과 우파들은 일산대교 공익처분 결정을 강력히 비난한다. 이번 결정이 시장주의를 거스르는 선례가 될까 봐 우려하는 것이다. 특히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개혁 시도에 제동을 걸려는 동기도 강하게 작용했을 듯하다.

누가 손해를 보는가

우파들은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가 국민연금공단의 수익을 줄여 국민 노후를 위험에 빠뜨린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노후를 제대로 보장하려면 OECD 기준으로도 턱없이 낮은 부자들과 사용자들의 사회보험료 부담 비율을 높이고 이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어 연금 재정을 늘려야 한다. 직장 가입자에 비해 차별받는 지역 가입자에게는 국가가 지원을 해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를 포함해 이 나라 지배자들은 이와는 반대 방향을 추구해 왔다.

과거 노무현 정부는 반대를 물리치고 주식 투자 등 민간 자본에 대한 연기금의 투자를 허용했다. 이후 우파 정부들은 이를 늘려왔다. 이런 정책이야말로 국민들의 노후를 도박에 거는 셈이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민연금은 자신이 대주주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해 삼성 이재용의 승계를 도왔다. 이 과정에서 손해 본 돈만 6000억 원가량이라 추정된다.

우파들은 예산 부족과 수혜자 부담 원칙을 이유로 사회간접자본 민자 사업을 옹호한다.

그러나 민자 사업은 시장 경쟁 활성화로만 봐서는 안 된다. 일산대교 옆에 누가 더 싼 통행료의 대교를 지을 수는 없다. 민자 사업은 서민 주머니를 털어 민간 자본의 배를 불리는 것이다. 일산대교 사례에서 보듯이 투자 자본의 이윤을 정부가 보장해 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정부 재정 부담이 줄지도 않는다.

2002년부터 2019년까지 최소수입보장을 위해 정부가 쓴 돈만 7조 4000억 원이 넘는다. 2009년 최소수입보장제도를 폐지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최소사업운영비의 부족분을 정부나 지자체가 메우고 있다.

자본의 이윤 보장이 우선되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악화와 이용자들의 비용 부담 증가, 안전성 하락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부담은 고스란히 노동계급의 몫이다.

일산대교 공익처분으로 국민연금이 수익이 타격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사용자들이 부담해야 할 연금 부담을 그동안 그 통행자들에게 전가하고 있었던 것이 문제다.

그런데 지난해 경기도가 ‘공공주도 도로 민자투자’를 추진하겠다고 한 일이나,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 공약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이유로 민간투자 유치를 강조한 것 등은 그의 정치적 약점을 보여 준다. 자본은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므로 이런 시도는 공공성 강화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

꼭 필요한 공공서비스는 정부 투자로 확대해야 한다. 노동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산대교 통행료는 없애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