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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브:
코로나 위험 감수하고 일해 매출이 늘었는데, 왜 임금을 안 올려 주나!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 딜라이브지부(옛 씨앤앰지부)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9월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전 조합원 경고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7월 딜라이브 본사 앞에서 팻말 시위를 하고 있는 노동자들 ⓒ출처 딜라이브지부

딜라이브지부는 케이블방송 설치, 수리, 상담 업무 등을 하는 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

이번 파업 찬반 투표에는 2010년 노동조합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조합원들(97퍼센트)이 참가했고, 86퍼센트(979명)가 찬성표를 던졌다. 그동안 노동자들의 불만이 상당했음을 보여 준다. 특히, 콜센터 근무 노동자들의 파업 찬성률이 높았는데, 99퍼센트가 찬성했다.

사측은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오히려 회사가 어렵다며 노동자들에게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딜라이브는 케이블TV 업계 3위 업체로, 매년 400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약 9퍼센트로 케이블TV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초기에는 가입자가 늘어 매출이 증가했다. 그래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300억 원이 넘었다.

회사 매출이 증가하는 동안 노동자들은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면서 고객을 응대하고, 밥도 제때 챙겨먹지 못한 채 고객 집을 방문했다. 마스크 하나에 의지한 채 고객 집을 방문해야 하는 노동자들은 감염 위험 노출에 늘 불안해 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자가격리자의 집에 방문했다가 도망치듯이 나와야 했던 노동자도 있었다. 그런데도 사측은 내년 목표한 영업이익보다 더 수익이 나면 인센티브 형태로 임금을 올려 주겠다고 버틴다.

노동자들은 사측의 ‘인센티브 임금 안’에 대해 “그 논리라면 지난해 발생한 322억 원의 영업이익은 왜 대주주들끼리만 나눴냐”며 반발한다.

사측은 노동조건과 단체행동도 후퇴시키려 하고 있다.

딜라이브 노사는 2018년에 고용안정협약서를 작성한 바 있다. 지금 사측은 이 고용안정협약서를 수정해 고용안정을 흔들려 한다. 또, 대체휴가제를 도입해 연장·휴일 근무에 대해 시간외 수당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 되면 이른바 당직 근무라고 불리는 야간·토요일 근무를 하는 설치·수리 기사의 임금이 대폭 깎이게 된다. 사측은 조합원 범위도 축소하려 한다.

지난해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KT로의 매각이 지연되자, 사측이 회사 매각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을 하려는 것이라고 노동자들은 의심하고 있다. 사측은 이미 지난 7월에 희망퇴직을 요구한 바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딜라이브를 ‘2021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했다. 고용안정 약속을 어기고, 임금을 깎으려 하는 기업이 ‘으뜸기업’이라니!

딜라이브지부는 9월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전 조합원 경고 파업을 하고, 24일까지 사측이 제대로 된 안을 가져오지 않을 경우 9월 27일부터 전면적인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7년 만에 파업 투쟁을 하는 딜라이브 노동자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