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김포 장기대리점주의 자살 이후, 한 달 넘게 비난 공세에 시달려 온 전국택배노조 소속 해당 대리점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섰다. CJ대한통운 원청이 장기대리점 노동자들의 임금을 대폭 삭감하려 하기 때문이다.

노조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11월 1일부터 김포 장기대리점 조합원들의 집화(접수된 화물이나 상품을 택배 기사가 수거하는 것) 물량을 자살한 대리점주 부인이 운영하는 대리점으로 모두 이관시킨다고 한다. 노동자들은 물량에 따라 한 달에 적게는 70만 원, 많게는 250만 원이나 임금이 삭감될 상황에 처했다.

단식 농성에 들어간 택배 노동자 사측은 노동자 비난도 모자라, 임금도 대폭 삭감하려 한다 ⓒ신정환

노동자들은 그간 온갖 비난과 왜곡에도 할 말을 삼키며 참아 왔는데, 사측이 생존권까지 위협한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택배노조는 10월 12일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후 장기대리점 한송이 조합원이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세 아이의 엄마인 한송이 씨는 “우리가 뭘 해도 손가락질을 하는 분위기”라며 “제가 대표로 단식 투쟁을 결의하게 됐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제가 저의 아이들까지 뒤로 한 채 오늘 이 자리에 선 이유는 CJ대한통운 원청이 노동조합에 대한 여론몰이를 하는 것도 모자라 저희 노조원들의 집화처마저 모두 강탈해 생존권에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할 말은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한송이 씨는 자살한 대리점주가 그간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데 대한 울분이 단톡에 몇 마디로 표출되었을 뿐”이라며 “지난 한 달간 사는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이 당했던 진짜 ‘갑질’에 대해 조목조목 밝혔다.

“그분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그 이유로 그 분의 몇 년간의 갑질이 정당화되고 미화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단체채팅방에서 심한 말 한 것은 있었습니다. 인정합니다. 그런데 저희는 믿었던 소장에게 그 심한 말을 몇 년 동안 당했습니다. [소장은] 수수료를 삭감했고, 몇 년 동안 매달 수수료를 두세 번에 걸쳐서 나누어 입금해, 기사들은 카드값, 공과금, 월세 밀리면 어쩌나 불안해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쉽게 일을 그만 둘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소장은] ‘싫으면 나가라. 구역 조정하겠다’는 말을 무기처럼 사용하였습니다.

“노조 창립 후 고인은 교섭도 제대로 안 나왔고 노조를 완전히 무시했기에, 그 2개월여 동안 저희는 점점 더 분노했습니다.”

지옥

택배노조는 지난달 CJ대한통운 원청이 자살한 대리점주에게 ‘대리점 포기 각서’ 제출을 압박한 정황을 폭로했다. 그런데 CJ대한통운은 이런 의혹은 해명하지 않고, 조합원들의 몫을 떼어 유족을 달래는 비열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노동자들은 원청이 집화 물량을 뺏어 가는 것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항의를 시작한 것이다.

“이제 CJ 원청은 여론몰이로도 모자라 저희 노조원들의 생존권을 위협해 그대로 있을 수 없었습니다. CJ 원청[이 직접 거래하는] 집하처를 [유족에게] 드리면 될 텐데 노조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입니다.”

한송이 씨는 사측과 보수 언론의 십자포화 비난 속에서도 용감하게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동료 조합원들이 함께 집단적 항의로 발전시켜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

최근 CJ대한통운의 일부 택배 노동자들이 원청과 대리점에 맞서 투쟁을 시작했다. 장기대리점 옆 김포대리점 소속의 택배노조 조합원들은 고액의 수수료를 떼 가는 대리점주에 맞서 임금 인상(대리점 수수료 인하)을 요구하며 지난 7일부터 부분 파업을 시작했다. CJ대한통운 부산지역 노동자들도 같은 문제로 투쟁하고 있다.

한송이 씨는 “이 모든 불리함에 [맞서] 끝까지 싸우고자 한다”며 “국민 여러분 저[희]의 투쟁을 지지해 주십시오”라고 절절히 호소했다.

부당한 비난과 임금 삭감에 맞서 투쟁에 나선 CJ대한통운 김포 장기대리점 노동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