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노동자들이 10월 15일부터 신선식품 배송을 중단하는 부분 파업을 시작했다. 10월 20일에는 민주노총 파업에 참가한다.
노조는 CJ대한통운 사측이 사회적 합의를 파기했다고 규탄하고, 노조 인정도 요구하고 있다.
지난 6월 택배 노사와 정부·여당은 2차 사회적 합의에서 과로사 방지를 위해 내년부터 택배 기사들에게 분류 작업을 면제하고,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택배 요금을 인상(개당 170원)하여 해당 재원 마련하며, 비용을 택배 기사들에게 전가하지 않는다고 합의문에 명시했다.
노조는 최근 CJ대한통운이 시행하고 있는 요금 인상분 사용 방안에 따르면, 사측이 인상분 중 고작 56원만을 투입한다고 폭로했다. 대리점에 지급되는 분류인력 인건비와 사회보험료가 (사회적 합의 내용보다) 부족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대리점주들이 분류 인력 충원을 꺼려 할 것이다. 원청의 지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려면 자신들의 이윤 몫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사측은 인건비를 아끼려고 분류 인력의 근무시간을 최소 2시간 이상 적게 운영해 여전히 택배 기사들이 분류 작업 일부를 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내년부터 분류 작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또다시 사회적 합의 파기 꼼수 10월 14일 투쟁 선포 기자회견 ⓒ출처 전국택배노동조합
무엇보다 CJ대한통운 측은 10월부터 택배 기사들의 집화(택배 수거) 수수료(임금)까지 삭감했다. 유성욱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장은 말했다. “집화 비중이 높은 노동자들은 월 평균 4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삭감됩니다. 특히 전체 집화 물량의 70~80퍼센트를 차지하는 수도권 택배 기사들에게 타격이 상당합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의 불만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김포지회 노동자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말했다. “CJ대한통운은 2018년에 분류 자동설비 비용을 회수한다며 수수료를 개당 20원씩 삭감했습니다. 그러더니 이번 또 분류 인건비조차 충분히 지급하지 않고, 오히려 수수료를 삭감한다니 말도 안 됩니다. 결국, 피땀 흘려 번 우리의 돈으로 생색을 내는 것에 불과합니다.”
정부도 이같은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 2차 사회적 합의문에는 정부가 “사회적 합의사항 이행을 점검, 관리한다”는 문구가 버젓이 있는데도 말이다.
국토교통부는 CJ대한통운이 ‘사회적 합의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도 택배 노동자 과로사 해결 합의 이행 문제를 국정감사에서 다뤄 달라는 택배노조 지도부의 요구에 침묵하며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노조 인정

이번 투쟁에서 노조 인정도 중요한 요구다. CJ대한통운과 대리점연합회는 노조 설립 5년이 되도록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최근 택배노조에 대한 맹공격이 벌어질 때 친기업·보수 언론들도 핵심적으로 택배 노동자의 노동3권 보장을 문제 삼았다. 택배 노동자는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원청과 대리점도 사용자 의무가 없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노동부 중앙노동위는 원청과 대리점 모두 사용자로서 교섭 의무가 있다고 판정했다. 원청 사업주인 CJ대한통운이 대리점과 함께 택배 기사의 단체교섭에서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보고, 단체교섭 거부가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정한 것이다.
노조 활동 시간 보장, 사무실 제공, 조합비 원천 공제 등 노조 활동을 보장하라는 요구는 정당하다.
대리점주들이 과도하게 수수료를 떼가는 문제나 대리점주가 사망한 김포장기대리점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건 악화 공격 등의 문제 해결도 요구하고 있다. 부산과 김포 등의 노동자들은 이번 부분파업보다 앞서 투쟁해 왔다.
노조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파업의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부분파업을 발판으로 택배 노동자들이 투쟁을 확대해 성과를 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