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가 한국을 떠나자마자 노무현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파병 재연장을 의결했다.

〈조선일보〉와 우익들은 노무현 정부가 1천 명 감군 계획을 발표한 것이 방한중인 부시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까 봐 노심초사하며 투덜댔다. 부시가 11월 17일 한미정상회담에서 3천여 명의 부대를 파병해서 고맙다고 노무현에게 첫 인사를 꺼낸 마당에 그럴 만도 했다. 

그럼에도 노무현이 부시의 충실한 동맹자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미 우리가 여러 차례 강조해 온 것처럼 1천 명 감군 결정은 파병 재연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책략일 뿐이다.

국방부는 “다른 파병국들이 잇달아 철군·감군하고 있는 동향과 국내의 비난여론을 감군의 배경으로 설명”(〈오마이뉴스〉 11월 21일치)했지만 노무현의 이라크 점령 정책은 어떤 변화도 없다.

1천 명 감군 내용도 빈약하기 그지없다. 첫째, “의료·시설 보수 등의 구실을 해 오던 민사부대 1개를 축소”하고 주력부대는 그대로 주둔시킬 계획이다.

둘째, 매우 중요한 점인데, 감군과 동시에 임무변경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 마이클 그린은 11월 19일“반기문 한국 외교부 장관 등 고위 관리들이 한국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임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조선일보〉 11월 19일치).

노무현은 아르빌에 웅크리고 있던 자이툰 부대를 끄집어내서 좀더 ‘공격적’인 임무를 맡기고 있다. 국방부는 11월 9일 미군의 요청을 받아들여 아르빌 유엔 사무소 경비와 유엔 요원 경호 업무를 맡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 점은 노무현에게 매우 곤란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자이툰 부대원이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은 파병 정책을 정당화하는 구실을 그럭저럭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부터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중무장한 자이툰 부대가 이라크 수렁에 한 발 더 들여놓는 셈이다.

자이툰 부대원들이 당할 수 있는 비극적 상황은 노무현의 점령 정책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미국 반전운동이 부활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2천 명이 넘는 미군 병사들의 죽음이라는 비극적 상황이었다. 

파병 재연장 반대 투쟁에 지금부터 총력 집중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가 파병 재연장을 의결한 만큼 신속하게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파병반대국민행동은 12월 17일 집회 전에 중요한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미 민주노동당·민주노총·전농 등이 추진중이던 12월 4일 민중대회에 파병 재연장 반대를 주요 요구로 넣고 이 집회를 공동 주최하기로 했다. 12월 4일 민중대회는 비정규직 등과 파병 재연장 반대가 결합되는 매우 중요한 정치집회가 될 것이다.

반전 운동은 12월 4일 민중대회로 총력 결집해야 한다. 반부시·반아펙 부산 저항의 성공을 파병 재연장 반대 운동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만약 올해 파병 재연장을 좌절시키지 못하더라도 노무현에게 점점 더 큰 위험이, 반전운동에 더 큰 가능성이 열릴 수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더 큰 가능성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올 겨울을 파병 재연장 반대 투쟁으로 뜨겁게 달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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