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 - 박용진 논쟁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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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에 대한 태도 문제를 둘러싸고 민주노동당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박용진 씨
첫째는 최우영 납북자가족협의회장을 만나고 쓴 것이다. 이 글에서 박용진은 당이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주장했다. 진보진영이 이런 문제들을 외면함으로써 우익이 악용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온
둘째는
셋째는 대변인에 임명된 뒤에 박용진이 발표한 북한인권 결의안 논평이다. 이 논평에서 그는
대체로 올바른 입장인 이 글들은 북한 비판을 금기시하는 일부 당원들에 의해 금세 비난의 대상이 됐다. 얄궂게도,
납북자 문제와 같은 문제를 거론하는 게
보수 우익들은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납북자들을 간첩 취급해 온 장본인들이다. 진보진영이 진지하게 납북자나 탈북자 문제에 나선다면 저들의 위선이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저들은 이런 상황을 결코 환영하지 않을 것이다. 처음에는 이용하려 들지 모르지만 말이다.
물론 조중동 같은 우익에게 빌미를 줄 만한 방식으로 주장해서는 안 되지만, 이것이 우리들 사이에서 토론과 논쟁의 자유를 억압하는 빌미가 돼서도 안 된다. 저들은 우리를 공격하기 위해 무엇이든 이용할 것이고 우리 안의 견해 차이는 저들의 호재일 터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 안의 견해 차이가 풍부하고 깊이 있게 토론되는 것이 쉬쉬 하는 것보다 운동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함께 투쟁하는 속에서 말이다.
북한 사회 비판에 대한 가장 전형적인 비난은 그것을
같은 편에 서 온 동지들을
북한에 대한 좌파적 비판 세력조차 우익과 함께 도매금으로 싸잡아 제국주의 동조자 또는 우익으로 매도하는 것은 완전한 잘못이다. 북한에 대한 비판 세력 가운데는
미국은 결코 북한의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바라지 않는다. 그들의 관심은 동아시아에서 패권을 유지하는 것뿐이다.
어떤 사람들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문제삼거나 요구하는 항목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미국의 봉쇄 아래 있고 주권이 위협당하는 상황에서는 개인 인권이 희생될 수도 있다고도 말한다. 심지어는 민주주의나 인권이 부르주아 사회의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논리는 북한 내에서는 억압을 강화하는 것으로 작용해 왔을 뿐이다.
국제사면위원회에 따르면, 북한의 정치범은 최소한 10만 명에 이른다.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조직할 권리도, 파업을 조직할 권리도 없다. 동성애는
북한을 옹호하는 것만이 미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길은 아니다. 이런 도식에 사로잡히면 진보세력으로서 옹호할 수 없는 것을 옹호하게 되고, 북한 지배 관료의 단기적 이해관계에 맞춰 사회주의관을 수시로 수정해야 하는 곤란에 봉착할 것이다.
우리가 남한 사회에서 끊임없이 던져야 할 질문이 북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어떻게 진정한 민주주의를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정부의 독단적 결정으로부터 노동자들의 이익을 방어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남한 사회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답변이 북한에도 적용될 것이다. 그것은 노동자들이 조직을 건설하고, 투쟁하는 사람들을 위한 진정한 연대를 건설하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는 당이 새롭게 부상하고 급진화하는 운동과 연관맺는 데서 아주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는 제국주의에 맞서 한결같이 싸워야 한다. 하지만 더 광범하고 다양한 운동을 설득해 민주노동당 편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민주노동당은 무조건적이고 원칙적이고 일관된 자유의 옹호자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