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요소수 부족 사태가 심각하다. 중국이 자국의 요소 부족을 이유로 10월 중순부터 수출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요소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수입한다.

요소수는 경유를 쓰는 차량의 배기가스에서 발암물질 등 초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쓰인다. 전체 화물차 330만 대 중 60퍼센트 이상이 요소수가 있어야 운행할 수 있다.

10리터에 6000원~1만 원 하던 요소수 가격은 최근 온라인 등에서 7만~8만 원에 거래가 되고 있다고 한다. 요소수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매점매석을 하며 폭리를 취하려는 업주들로 인해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요소수 부족 사태가 확대된다면 차량 운송이 줄어들면서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다. 구급·소방·청소 등 사회 필수 차량도 요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요소수 품귀의 피해는 당장 화물 노동자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쿠팡이나 마켓컬리 같은 대형 운송업체들은 몇 달치 재고가 있지만, 개인 차량을 소유한 대다수 화물 노동자들은 그야말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억~3억 원에 이르는 차량 할부비로 매달 300만~400만 원씩 갚아야 하는 화물 노동자들의 처지에서 운행을 못 할 경우 빚이 커질 수밖에 없다.

건설 중장비 노동자들도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열에 셋이 장비 가동을 못 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늑장 대처에 나선 데다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등 다른 나라에서의 수입을 추진한다지만, 몇 개월 후에나 물량이 들어올 수 있다고 한다.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하는데, 이 또한 불확실할 뿐 아니라 산업용 요소마저 부족해질 수 있다. 심지어 아예 요소수 없이 운행할 수 있도록 차량 개조를 허용하자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 막대한 비용이 들 뿐 아니라 사람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환경 규제 완화가 해법이 될 수는 없다.

최근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화물 노동자 보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요소수 매점매석 규제·처벌, 비용 상승으로 인한 부담 전가 반대, 운행 중단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건설노동조합도 노동자 보호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마땅히 필요한 요구들이다. 정부는 요소수 부족으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

자본주의의 비효율 보여 주는 원자재 공급난

한국의 요소수 대란은 중국 석탄 공급난의 여파로 인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요소를 주로 석탄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석탄 공급난이 요소 부족으로 이어진 것이다. 또 비료 생산에도 요소가 쓰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비료 가격 안정을 위해서도 요소 수출을 규제하고 있다.

중국의 석탄 부족과 전력난은 지난해 위축됐던 경제가 올해 회복되는 과정에서 석탄 공급이 수요를 따라 주지 못해 벌어지고 있다. 세계경제의 수요 회복으로 인한 수출 증가 등으로 올해 1~8월 중국의 전력 생산은 전년 대비 11.3퍼센트 늘었지만, 석탄 생산은 4.4퍼센트 증가에 그쳤다. 여기에 미중 갈등의 여파로 호주산 석탄 수입이 중단된 것, 기후 위기로 인한 이상 기후로 인해 가뭄과 홍수가 기승을 부린 것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이와 같은 ‘공급망 교란’은 요소수에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실리콘, 마그네슘, 유연탄 등 여러 원자재들에서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이는 산업 곳곳에서 생산 차질을 빚어 물가 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문제가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것도 아니다. 세계적인 물류 대란과 반도체 공급난도 비슷한 이유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유럽에서도 수요 증가, 러시아와의 갈등 등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유럽은 천연가스에서 요소를 추출하기 때문에 요소수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들은 근본에서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비효율에서 비롯한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시장을 통한 수요 공급이 가장 효과적인 자원 배분 방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무계획적인 시장 경제에서 수요와 공급의 일치에는 언제나 시간이 걸리고, 따라서 공급 부족이나 공급 과잉이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경제가 위축됐다가 회복되며 급격한 변동이 벌어지자 민주적 계획 없이 작동하는 시장경제의 약점이 더욱 크게 드러나는 것이다. 에너지 등 특정 상품의 가격이 상승하자 투기 수요가 몰려 들며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미중 갈등 등 국가 간 경쟁 강화는 항후 공급난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요소이다. 최근 바이든은 동맹국들을 모아 미국 중심의 공급망을 확대하겠다는 회의를 했다. 미중 사이에 끼인 한국은 곤란한 처지에 놓여 있다. 미국 편을 들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질수록 중국과의 무역 마찰이 벌어지고, 이것이 한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제국주의 국가들 간의 갈등은 세계경제를 더욱 위태롭게 만들고,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더욱 위협한다.

반면 석탄·석유 가격이 급등하자 관련 다국적기업들의 이윤은 증가하고 있다. 또 석탄 광산 개발, 셰일가스 시추가 늘어나며 기후 위기 대처는 더한층 뒷전에 놓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삶을 보호하려면 투쟁이 강화돼야 한다. 또한 이렇게 성장한 운동의 힘은 이윤 경쟁에 기반한 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뒤엎기 위한 투쟁으로까지 발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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