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한겨레신문〉이 공무원들의 초과근무수당과 출장여비 부당 수령을 폭로하는 연속 기획기사를 내보낸 후, 9월 24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수당 부정수급에 대한 감사를 지시했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초과근무수당과 출장여비 부당수령을 엄중 처벌하겠다는 계획과 맞닿아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 삭감과 노동조건 악화에 따른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공무원 노동자들부터 통제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악덕 사용자

우선 정부는 공무원들의 수당 부정 행위를 말하기 전에, 그간 공무원 노동자들의 초과근무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음을 공개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보통의 노동자들은 초과근무를 할 경우, 통상임금의 50퍼센트의 가산금을 더해 1.5배의 수당을 지급받는다. 하지만 공무원 노동자들은 통상임금의 80퍼센트만 지급받고 이조차 10호봉 기준으로 근무연수가 오래 된 노동자일수록 불리하게 적용된다.

현재 9급 공무원 노동자는 올해 최저임금 8,720원보다 100원 정도 많은 8,887원을 지급받는다. 게다가 정부는 최초 1시간을 공제하고 1일 4시간, 월 57시간으로 초과근무를 제한해 시간외 근무수당을 그 이상 일해도 받을 수 없게 만들었다. 야간근무수당과 휴일근무수당은 아예 받지도 못한다. 이는 일반법인 근로기준법 적용을 배제하고 특별법인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대통령령인 ‘(지방)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임금을 떼먹는 악덕 사용주 노릇을 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부정수급’ 운운하며 감시와 처벌 강화를 말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다.

하지만 〈한겨레〉는 정부가 제대로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개선할 과제”라고 하면서 노동자들의 수당 부정수급 행위 “처벌 강화”만 말한다. 물론 일부 공무원들의 초과근무수당과 출장여비 등의 부정수급은 사라져야 할 관행이다. 대다수 공무원 노동자들도 부정수급 관행이 사라지길 바란다. 하지만 왜 이런 관행이 생겼는지 정부와 〈한겨레〉는 말하지 않는다.

그간 역대 정부들은 민간기업의 임금인상을 억제하고자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저임금을 강요해왔다. 이에 대한 공무원 노동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정부는 회유책으로 기본급을 올리지 않은 채 여러 명목의 수당을 만들어 지급해왔다. 시간외 근무수당도 1990년에 비로서 지급하기 시작했다.

이런 수당은 정액으로 지급돼왔고, 사실상 공무원의 임금에 해당했다. 최근 부정수령으로 논란이 된 출장여비도 김대중 정부 때 낮은 임금을 보전해 주기 위해 만들어 지급한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수당에 대한 지급기준조차 정하지 않고 지급해왔다. 결국 공무원 노동자들의 각종 수당은 사실상 임금이었고, 수당이 없어지면 실질 임금이 대폭 삭감한다.

공무원 노동자들 중에 어느 누가 ‘부정수령’ 딱지가 붙은 수당을 받고 싶겠는가! 그래서 공무원 노동자들은 이런 관행을 없애고 임금의 실질화를 요구해왔다. 또 정부에 수당 제도 개선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임금 실질화와 수당 제도 개선 요구를 거부한 채 ‘부정수령’ 운운하며 비난하고 처벌만 강화하려는 것이다.

제도 개선

공무원 노동자들은 코로나와 태풍, 폭우 등 재해 업무로 인해 휴일도 반납하며 일해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재정이 없다며 무임노동을 강요하고 연가보상비마저 삭감했다. 그동안 실질 임금도 삭감됐다.

결국 정부는 공무원 노동자들의 ‘부정수령’ 문제를 이용해 열악한 노동조건과 임금 삭감에 대한 불만을 사전 차단하려는 것이다. 또 공무원 노동자들을 공격해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공격하기 위함일 것이다. 이를 정부는 ‘공정’이라고 말한다.

대다수 공무원 노동자들은 초과근무수당과 출장여비 등을 부정한 방식으로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런 관행을 없애고 수당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또 수당제도 개선은 실질임금이 삭감되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는 근로기준법에 맞춰 수당을 현실화하고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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