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중국의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13퍼센트를 넘어 세계 여러 나라의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한국도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전년 대비 2~3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퍼센트대를 기록한 데 이어 10월에는 3.2퍼센트 올랐다. 특히 노동자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생활물가 상승률은 4.6퍼센트(10월)로 더 높았다.

치솟은 집값 부담까지 감안하면, 실제 노동자들의 부담은 더욱 클 것이다.

임금 빼고 다 오르네 지난해 리터당 1400원에서 최근 1800원 수준으로 치솟은 휘발유값 ⓒ이미진

최근의 물가 상승은 지난해 코로나19로 경제가 크게 위축됐다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원자재와 일부 상품의 공급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유가를 들 수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석유 수요가 위축돼 배럴당 20달러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유가는 최근 80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 오펙(OPEC)이 지난해 석유 감산을 결정한 뒤 충분하게 증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산유국들은 유가를 높게 유지해 이익을 더 거두고 싶어 한다.

유가 상승은 천연가스 등 다른 에너지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며 물가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물류 대란도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중국의 석탄 부족 때문에 한국에서는 요소수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반면, 임금 인상은 이에 턱없이 못 미친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발표를 보면, 지난해 상용노동자 월 평균 임금은 불과 0.4퍼센트 올라, 물가 인상을 감안한 실질임금 인상률은 -0.1퍼센트를 기록했다. 9년 만에 실질임금이 삭감된 것이다.

올해 실질임금 삭감 폭은 더욱 커질 것이다. 물가는 2.2퍼센트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올해 최저임금은 1.5퍼센트, 공무원 임금은 0.9퍼센트 인상되는 데 그쳤다. 올해 경제성장률(4퍼센트가량)까지 고려하면 노동자들의 임금은 한참 후퇴하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10월 전기 요금을 인상하며 물가 부담을 더한층 키웠다. 10월 우윳값 인상 때도 정부는 별 대책 없이 방관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부는 부랴부랴 유류세를 인하했다. 그러나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리터당 1400원에서 최근 1800원 수준으로 치솟아 유가 인상 부담은 여전하다.

한편, 정의당의 기후정의·일자리 특별위원회는 탄소 사용 감축에 역행한다며 유류세 인하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그러나 기름값 인상은 석유 사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서민 부담을 키울 뿐이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그 부담은 커진다. 탈탄소 전환을 위한 부담은 노동자·서민이 아니라 탄소 배출로 큰 이익을 거둬 온 기업들이 책임져야 한다.

물가 인상으로 노동자들의 삶이 더 팍팍해지는 것을 막으려면 정부가 더 적극 지원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필수 공공 서비스와 생필품에 정부가 보조금 등을 지급해서 그 가격을 낮춰야 한다. 이 지원금은 정부가 마땅히 감수해야 할 ‘착한 적자’이다.

무엇보다 노동자들의 임금이 인상돼야 한다.

최근 세계적인 공급 차질 속에서 일손이 부족한 산업들이 늘고 있다.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기 좋은 조건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인력 충원과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는 노동자 투쟁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배달, 택배, 건설 부분에서 인력난이 벌어지고 있고, 코로나19로 이주노동자들이 들어오지 못해 농촌과 중소기업 등에서 인력난이 커지고 있다.

이 기회를 이용해 임금 인상 투쟁에 나선다면 성과를 얻기에 유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