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0일, 양심적 병역거부자 오태양 씨가 가석방되고 12월 1일 ‘전쟁없는 세상’ 활동가 김태훈·이용석 씨와 민주노동당 활동가 김영진 씨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지난 2001년 ‘여호와의증인’ 신자가 아닌 사람 가운데 최초로 병역거부를 선언한 오태양 씨 이래로 양심적 병역거부 선언이 잇따르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병역 기피자’ 또는 ‘범죄자’ 식의 일방적 매도는 거의 사라졌다.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처벌이 합헌이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어떻게 배려할 것인가에 (대한) 국가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민주노동당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을 핵심으로 한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우익들은 “양심을 확인하는 방법과 절차가 주관적”이고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대체복무제 도입을 반대한다.

그러나 병역거부권은 세계인권선언과 유엔 인권결의안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인간의 보편적 권리다.

남한과 비슷한 안보 환경에 있는 나라들도 일찌감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비군사적 임무의 대체복무를 허용해 왔다. 독일은 동·서독이 대치중인 상황에서도 꾸준히 대체복무제를 확대해 왔고, 이스라엘과 대만도 주변국과 군사적 긴장이 상존하는 가운데 이를 인정했다.

양심적 병역거부가 단지 개인적 인권 문제만은 아니다. 사람들은 전쟁의 부당성에 항의하는 수단으로 병역거부를 선택하기도 한다. 2003년 군복무중이던 강철민 씨가 미국의 이라크 전쟁과 한국군 파병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병역을 거부하기도 했다.
따라서 반전 운동 세력들은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을 지지해야 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강철민 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정기국회에 상정될 파병 재연장 안을 좌절시키기 위해 각자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저항들을 고민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자”고 주장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2월 12일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개선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옥중에서 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1천1백86명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해, 국가인권위는 이들의 인권을 진정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그리고 국회 계류중인 민주노동당의 ‘병역법 개정안’은 하루빨리 통과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