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에 끝난 글래스고 COP26은 인류를 구할 해법을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치명적인 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기후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이렇게 말했다. “COP26 결과를 두고 ‘좋은 결과’, ‘진전’, ‘희망적’, ‘올바른 방향을 향한 진일보’라고 하는 ‘그린워싱’의 쓰나미와 언론의 왜곡을 경계하라.

“회의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떠벌떠벌 헛소리’다. 진정한 과업은 회의장 밖에서 계속된다. 우리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주류 언론들은 COP26 의장 알로크 샤르마가 눈물을 삼키며 한 구차한 연설을 보도했다. 샤르마는 COP26에서 전반적으로 삭감된 합의안이 나온 것에 유감을 표하는 말을 했다.

“총회 진행 과정에 유감을 표합니다. 실망이 큰 것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지적하셨듯 이 합의안을 지켜 낸 것 또한 매우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샤르마가 진짜로 불안해 하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COP26의 본질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탄소 포집 기술이나 ‘넷제로’ 정책 등으로] “상쇄되지 않는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한다는 문구가 중국·인도 정부의 압력으로 “단계적 감축”으로 후퇴했다.

기가 막힌 결정이다. 더 큰 문제는, 석유·천연가스 사용에 관해서는 단계적 중단은커녕 단계적 감축의 필요성조차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내용이 포함됐다면 미국·영국·사우디아라비아 등 많은 나라들과 다국적 석유 기업들이 반발했을 것이다.

오히려 선언문에는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내용만 있다. 무엇이 비효율적인지는 누가 결정할 것인가? 기업 이사실에 앉은 자들의 뇌물과 압력에 휘둘리는 자본주의 정치인들이 결정할 것이다.

11월 6일 기후정의 세계 공동 행동 서울 집회 기후 위기를 멈추려면 자본주의를 끝내야 한다 ⓒ이미진

허둥지둥

게다가 석탄에 관한 후퇴한 합의안은 총회 막바지에 미국·유럽연합·중국·인도 대표단끼리 허둥지둥 합의한 결과였다. 수십억 명을 대표하는 다른 정부 대표들과는 전혀 상의되지 않았다.

미국 기후 특사 존 케리는 최종 합의문을 지지하며 이렇게 말했다.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려면 먼저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감축해야 한다.”

COP26은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오르지 않게 해야 한다는 “1.5도 상한을 고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모든 정부들이 공언대로 2030년까지 목표를 모두 달성한다 해도 지구 평균 기온은 2.4도 오를 것이다. 지금처럼 그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2.7도 오를 것이다.

에너지 정책을 연구하는 옥스포드대학교 교수 디터 헬름은 이렇게 말했다. “COP26의 목표가 1.5도 상한을 유지하는 것이었다면, 그 목표는 폐기됐다.”

COP26에서는 부국들이 빈국들에 대한 기후변화 적응 지원금을 두 배로 늘린다는 결의가 나왔다.

하지만, 이미 기후 재앙에 시달리는 빈국의 활동가들은 그 돈이 실제 필요한 액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 활동가들이 부국들의 약속을 믿지 않는 것은 타당하다.

부국들은 2020년까지 빈국들에 기후변화 적응 원조를 제공하기로 한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COP26을 이끄는 책임을 맡은 영국 보수당 정치인들은 도로를 증설하고, 석유·천연가스 기업을 지원하고, 최근에는 단거리 항공업 육성 예산을 책정한 자들이었다. 이들은 모든 면에서 노동계급 사람들의 적이다.

실질적인 기후변화 대책을 쟁취하려면 체제 옹호자들에게 모종의 협력을 구하려 애쓸 것이 아니라 현 자본주의 체제에 끈질기게 맞서야 한다.

자본 축적을 집행하는 자들의 손에 기후 대응을 내맡겨 뒀다가는 가장 기초적인 조처조차 시행되지 않을 것이다.

글래스고 COP26 기간에 이룬 진정한 성취는 지역 수준에서든 세계적 수준에서든 거리 운동을 부활시킨 것이다.

11월 13일 런던을 마비시킨 ‘멸종 반란’ 행동은 정치인들이 세계 압도 다수 사람들에게 안겨 준 모욕에 대한 적절한 응답이었다. 하지만 투쟁은 더 심화돼야 한다.

이제 우리에게는 노동계급의 힘에 기반한 대중적·전투적·혁명적 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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