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13일 발표된 것을 평어체로 바꾸고 약간 수정한 것이다.


이 기사를 “‘2차가해’ 처벌 규정은 일종의 보안법이다”와 함께 읽으시오.

11월 18일 열릴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는 민주노총과 가맹·산하 노조가 주최하는 집회장에서 〈노동자 연대〉 신문 판매를 금지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이 안건은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제출한 것이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심지어 〈노동자 연대〉 신문 지지 조합원들이 동료 조합원에게 판매하는 활동도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자 연대〉 신문은 2009년 초 정기간행물로 등록한 합법 주간신문이다. 주류 언론이 흔히 외면하거나 왜곡하는 노동자와 천대받는 사람들의 저항과 항의의 목소리를 분명한 좌파적 입장에서 대변해 왔다. 거리, 일터, 집회, 대학 캠퍼스 등지에서 판매되며 좌파 사상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켜 왔다.

2010년 이명박 정부가 〈노동자 연대〉 신문 가판 판매자 여섯 명을 연행하고 기소한 적이 있다. 정부가 천안함 침몰 사건을 이용해 ‘안보 위기’를 조성한다고 본지가 비판했기 때문이다.

당시 13명의 국회의원과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언론·노동·법조계·종교·학계·사회단체 등이 정부에 언론 탄압 중단을 요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개혁시민연대는 당시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언론의 자유는 독자가 기사를 읽는 단계까지 구현되어야 하며, 그것이 모든 신문에게 동등한 권리로 보장되어야 한다. 이것이 언론의 자유 안에 있는 표현의 자유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이 보장돼야만 진정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다 할 수 있[다].

“신문 판매 행위는 언론의 기능을 더욱 적극 활성화하겠다는 것으로, 고무돼야 마땅하다.”

언론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중 기본권으로, 민주노조 전통에 속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권리이다. 〈노동자 연대〉 신문의 반포를 이미 사실상 금지시키고 있고, 이를 권위를 실어 공식화하려는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민주주의와 헌법의 기본권을 초월한 것인가.

언론·사상의 자유는 노동조합에도 적용돼야 한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의 권위주의적 행동과는 달리, 〈노동자 연대〉 신문 구입 여부는 조합원 각자가 스스로 판단할 문제이다.

그것은 또한 노동조합 민주주의와 직결된 문제이다. 노동조합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부분 하나는 언론·사상의 자유, 정치 활동의 자유이다. 1980년대 이래로 민주노조 운동은 정부와 사용자의 탄압으로부터 민주적 자유를 보장받기 위해 지난한 투쟁을 해 왔다.

노동자들이 자신의 견해를 내놓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과정이 충분히 보장돼야 조직은 민주적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그에 근거해 단결된 행동을 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얻은 자신감과 조직에 대한 신뢰는 노동자들이 자기 사업장이나 부문에 국한된 이익을 추구하는 편협함을 극복하고 연대의 중요성을 배우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는 〈노동자 연대〉 신문이 창간 이래 지향해 온 과제이다.

이런 언론이 투쟁의 정당성을 널리 알리고 노동자 단결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면, 노동자 투쟁과 노동운동의 전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예컨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 다른 사업장 투쟁에 연대하기, 여성·성소수자·이주노동자 차별 반대 등의 문제들에서 진정으로 단결을 이루게 해 줄 수 있는 견해를 펴는 조합원이 다수가 된다면 운동의 돌파구가 열릴 것이다.

가령 최근 친기업 언론들이 한 택배대리점주 자살 사건을 이용해 택배노조와 조합원들을 맹비난하고, SPC 화물 노동자들의 대체인력 저지 투쟁을 부도덕한 폭력 행위라고 비난할 때 〈노동자 연대〉는 노동자들 편에 서서 친기업 언론의 거짓과 왜곡을 폭로하고 노동자들을 옹호했다.

그러자 택배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노동자 연대〉의 보도를 반기며 기사를 더 많은 조합원들이 볼 수 있도록 공유했다. 어떤 조합원들은 신문사에 후원금을 보내기도 하고, 정기구독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런 종류의 언론은 고무돼야지, 찍어내고 행정적으로 배척할 일이 아니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노동운동 지지 신문 판매를 금지하는, 역사에 남을 반민주적 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

노동조합 민주주의의 훼손은 단결과 연대를 약화시킨다

일부 민주노총 간부들은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가 노동자연대와의 연대 중단을 결정했다는(2020년 4월) 이유를 들어 번번이 집회장에서 〈노동자 연대〉 신문 판매를 금지시켰다.

그러나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의 연대 중단 결정을 근거로 언론·사상의 자유, 조합원의 정치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확대 해석이다. 그리고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가 헌법에도 명시된 기본권을 초월하는 무소불위의 기구는 아니지 않는가.

노동조합이 노동운동을 지지하는 언론과 그 언론을 지지하는 조합원을 배척하고 행정적으로 통제한다면 노동조합 민주주의의 심각한 후퇴를 낳을 것이다. 먼저, 노동조합 안에서 자유로운 토론과 자주적인 활동이 약화될 것이다.

그러면, 조합원들이 수동화돼 노동조합의 활력은 줄어들고, 상층 간부들의 통제만 강화되는 결과를 낳아, 노동조합 민주주의는 더 후퇴하는 악순환이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특정 견해와 사상이 배척당한다면, 또 다른 견해와 사상을 가진 조합원들이 장차 배척당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일부 견해와 사상은 허용되지 않는 것은 차별의 한 형태이다. 사용자와 그들의 언론은 이 틈을 비집고 분열을 더욱 부채질하려 들 것이 뻔하다.

결국 노동조합 민주주의의 훼손은 노동자들이 사용자에 맞서는 데에 가장 중요한 무기인 단결과 연대를 약화시키는 해로운 효과를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