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일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다. 비록 화상 회담이지만,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 후 첫 미·중 정상회담이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대만, 무역, 국제 에너지 공급, 기후 위기 등 광범한 의제들을 두고 “전략적 위험 관리의 중요성”을 논의했다. 그러나 공동 성명은 나오지 않고 끝났다. 가시적 성과가 없었던 것이다.

이번 회담에 앞서 미국과 중국 양국은 다양한 쟁점에서 갈등이 커지고 있었다.

최근 바이든 정부는 국가 안보를 내세워서 인텔의 중국 내 생산 확대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무역 전쟁도 여전하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높여 놓은 대중국 관세를 유지해 왔다.

이번 회담에서 바이든은 “자유롭고, 개방되고, 공정한 국제 시스템”, 즉 기존에 미국이 주도해 온 규칙을 강조했고,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과 경제적 관행”을 문제 삼았다.

지정학적 경쟁 문제도 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에 군사력을 증강할 뿐 아니라, 일본·호주·한국 등 동맹국의 군비 증강도 고무하고 있다. 바이든도 취임 후 공세적으로 이 문제를 다뤄 왔고, 그 성과의 하나로 오커스(AUKUS)를 결성했다.

이에 따라 핵무기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오바마 정부에서 국방장관 자문관을 지낸 밴 잭슨은 《포린 어페어스》에서 “핵무기 강대국들이 광범한 핵무기 현대화 노력을 진행”하는 점을 우려했다. 바이든이 전임자들의 핵무기 현대화 계획을 그대로 추진하고 있고, 이것은 중국이 핵무기를 증강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만해협

최근 미국과 중국 간에 가장 예민하고 위험한 쟁점은 대만 문제였고, 이번 회담의 최대 관심사였다.

그동안 대만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의 언사는 점차 강경해졌다. 지난달 바이든은 ‘대만이 공격받으면 방어할 것인가’라는 기자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그럴 책무가 있다” 하고 답했다.

물론 이번 회담 후에 백악관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이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려 하거나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데 반대한다는 점을 다시 밝혔다.

중국도 대만 문제는 자국의 “핵심 이익”이라면서 매우 예민하게 반응해 왔다.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외교부장 왕이는 미국 국무장관 블링컨에게 대만 내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주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이번 회담에서도 시진핑은 “대만 독립·분열 세력이 도발하고 심지어 레드라인을 넘으면 우리는 부득불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바이든 앞에서 대만 독립을 저지하기 위해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셈이다.

대만은 지정학적 갈등의 최전선이자, 반도체 국제 생산 사슬에서 핵심적 구실을 하는 곳이다. 이런 점까지 결합되면서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증폭될 판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대만과 그 주변에서 우발적 사고가 큰 충돌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만만찮다.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니얼 러셀도 《포린 어페어스》에서 그 위험을 경고했다. “공세적 무력 시위, 반도체에 대한 접근 문제, 아슬아슬한 정치적 제스처가 혼합돼” 대만에서 당사자들 어느 누구도 쉽사리 중단하기 힘든 대결 상황이 초래됐다는 것이다.

양측이 후속 대화에서 충돌을 피할 “가드레일”을 잠정 합의한다고 해도, 평화와 안정을 장기적으로 보장하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 기후 위기와 팬데믹 등 중요한 국제적 현안에서 미국과 중국이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양측의 갈등은 이런 문제들에 대한 국가들 간 협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외려 미국과 중국의 제국주의적 경쟁이 엄청난 낭비를 낳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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