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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기술공단 노동자들의 파업에 연대를

동대문구 용두동에 위치한 동명기술공단은 건축물에 대한 설계, 감리 등을 하는 회사이다. 동명기술공단 노동조합은 체불임금 5백50퍼센트 지급, 진급적체 해소, 노조와의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4월 27∼28일 부분파업을 거쳐 5월 2일부터 지금까지(현재 5월 28일)전면파업 중이다. 투쟁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파업 기간 중 단 한 명의 이탈자도 없었다.

동명기술공단 노동조합은 1999년 12월에 설립된, 민주노총 산하 공공연맹의 신생 노조이다. 회사는 IMF를 이유로 작년 여름에 2백여 명을 정리해고 하고, 3년간 임금을 동결시켜 그 동안 40억 원 이상의 이익을 올렸음이 드러났다.

이 사실을 알고 노동자들 사이에서 2년여 동안 미지급된 상여금(당시 650%) 해결을 위해 노동부에 진정을 하자는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이것이 계기가 돼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현재 전체 직원 8백여 명 중 3백25명이 노조에 가입한 상태다.

회사는 즉각 노조원들 개개인에 대한 탄압에 나섰고, 교섭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은 4개월 동안 중·석식 집회, 피켓 시위했는데도 아무런 진척이 없자 4월 8일 91.4%의 지지로 파업을 결의했다. 회사측은 파업에 들어가자 노조원들에 한해 직장폐쇄로 맞대응했다.

파업 27일째

강북·강남 지사로 나뉘어 있고, 업종의 특성상 노동자들이 전국에 흩어져 있는데도 용두동 본사 건물 앞에서 2백여 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파업 대오를 이루고 있다. 쟁의대책위 대원들과 사수 대원들을 중심으로 조를 짜서 매일 밤 철야 농성을 하고 있다.

파업 열기에 놀란 회사측은 체불임금은 지급하고 임금인상을 약간 해줄테니 대신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과 전임자 인정은 포기하라고 협상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결의는 매우 단호하다.

“사실, 걱정을 했습니다. 어쨌든 돈을 준다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오히려 조합원들이 지금 당장 돈을 좀 받는다 해도 노조를 와해시키고 받는 돈은 나중에 다시 빼앗길 수 있다며 끝까지 싸워야 한다, 그러니 지도부는 조합원들을 믿고 끝까지 싸워야 한다며 지도부에게 힘을 주더라구요.”

“한번은 약간 방심하는 사이에 사측에서 주차장(철야 농성장)에 차 7대를 몰래 주차해 놓은 일이 있었습니다. 조합원들은 두말할 것도 없이 차를 번쩍 들어서 밖으로 빼 버렸어요. 저희도 놀랐습니다. 우리는 파업을 못 끝내요. 조합원들 때문이죠.”

분임 토론

파업 대오를 지켜내는 큰 힘 중 하나는 활발한 분임 토론이다. 분임 토론에서는 파업을 하면서 만나게 된 다른 부서의 노동자들이 파업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얘기한다.

“파업은 노동조합원들을 단결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전에는 언론에서 지하철 파업을 보도했을 때 파업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막상 경험을 해보니 이제는 그들을 이해할 수 있어요.”

“맞아요. 우리의 무기는 파업밖에 없어요.”

“어제는 서울대 시설관리 노동조합을 방문하고 왔습니다. 대부분 50∼60대인데도 싸우고 있습니다. 그들의 요구는 임금을 1996년 수준으로 돌려 달라는 겁니다. 나는 그들의 투쟁을 보며 이제 30대인 나에게 이것이 투쟁의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측의 교섭 거부가 길어지고 더 이상 진행되는 게 없으면 파업의 강도를 더 높여야 합니다.”

아직 조직되지 않은 부서를 설득하기 위해 지지방문을 가자는 의견들이 나왔고, 즉석에서 자원자를 받았는데 지원자가 넘쳐 났다. 지도부가 교섭을 하는 동안 노동자들은 집회도 하고, 분임 토의도 하면서 지도부에게 힘을 주고 있다. 교섭에 직접 참관하자는 의견이 받아들여져 정리집회 때 참관자가 소감을 발표하기도 한다. 또 교섭단은 교섭 내용을 전부 녹음해서 모든 조합원들이 들을 수 있도록 확성기로 틀어준다. 그리고 나면 바로 투쟁 평가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토론이 진행된다.

노동자들은 분임 토의를 통해 제시된 의견들을 일지를 통해 지도부에게 바로 전달하고 있다. 노조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파업을 하면서 노동자라는 느낌을 확실히 갖습니다. 정말 파업은 학교라는 말이 실감이 나더라구요. 이 말도 조합원들에게 배운 것입니다.”

“우리 투쟁이 확장되는 것 같아요. 그게 힘이 됩니다”

파업 대오의 또 다른 힘은 활발한 연대 투쟁이다. 동명기술공단의 노동자들은 투쟁하는 사업장과 집회를 찾아 다니며 연대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데이콤 노조, 서울대시설관리직 노조, 삼부커뮤닉스 노조, 경희의료원 노조, 세종문화회관 노조, 민주노총 SOFA개정 집회 등에 참여해 왔다.

조합원들은 “연대 투쟁으로 다른 사업장의 투쟁을 알 수 있어 매우 좋았다”며 “작은 사업장이라 우리가 싸우는지도 잘 몰라요. 더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러 왔으면 좋겠는데 그러러면 우리가 먼저 연대해야죠.”라하고 말한다.

노조원들은 연대의 손길을 바란다.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대열이 많으면 신이 나고 자신감도 생기잖아요.”

“학생들이 많이 와서 공연도 하면서 재미있게 투쟁했으면 좋겠어요.”

며칠 전이 월급날이었는데 회사측이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해, 조합원들은 5만 원에서 20여 만원 정도밖에 받질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이 계속되려면 당장 투쟁 기금이 절박하다.

또, 회사측에 대한 항의전화, 노동조합에 대한 지지전화, 지지방문, 지지성명, 지지광고 등의 일들은 동명기술공단 파업 노동자들에게 단결과 연대의 자신감을 줄 것이다.

노동자들은 민주노총의 5월말 총파업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조합원들은 “민주노동당 동지들의 연대에 정말 감사하다.”며 더불어 “노동자라면 민주노동당의 당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오히려 지지방문한 우리 당원들을 격려해 주기도 했다.

민주노동당의 당원들은 동명의 파업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연대를 조직해야 한다. 학생동지들에게도 연대를 호소한다.

항의전화는 기획조정실 : 02-9209-801

지지전화는 노조사무실 : 02-9204-895

노동조합 홈 페이지 : http://www.dmnoj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