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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물가 상승, 임금 투쟁으로 벌충해야

최근 세계적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브라질, 터키, 뉴질랜드 등 OECD 국가들 대부분이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도 11월 소비자물가가 3.7퍼센트 오르며 9년 11개월 만(2011년 12월 이후)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10월에도 소비자물가가 3.2퍼센트 올랐으니, 2개월 연속 3퍼센트대 인상이다.

휘발유, 경유, LPG(액화석유가스) 등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한 것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한국은 특히 ‘밥상 물가’(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가 5퍼센트나 올라 인상률이 높다.

돼지고기·쇠고기·계란 등과 일부 채소·과일 가격이 급등하고, 세계적인 곡물 가격 상승에 따라 국수 등의 가격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치솟은 집값 부담까지 감안하면, 실제 노동자들이 느끼는 물가 상승의 부담은 더욱 클 것이다.

한국은 특히 ‘밥상 물가’(식료품 물가)가 크게 올라 노동자들이 느끼는 부담이 크다 ⓒ이미진

최근의 물가 상승은, 지난해 코로나19로 급락했던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데 석유 등 원자재와 반도체 등 일부 상품에서 공급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배럴당 20달러 수준까지 떨어진 유가는 얼마 전 8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소비 감소가 예상되면서 석유 가격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오펙(OPEC, 석유수출국기구)을 비롯한 석유 수출 국가들은 지난해에 본 손실을 만회하려고 생산량을 조절해 유가를 높게 유지하려 한다.

석유 가격 상승으로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등 정유사들은 올해 3분기에만 수천억 원씩 영업이익을 거두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정부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부랴부랴 유류세를 인하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로 최근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00원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LPG 가격은 2014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겨울철 난방 연료 수요가 늘면서 한 달 만에 유류세 인하분을 뛰어넘은 것이다.

반면, 임금인상률은 물가 상승을 겨우 따라잡는 수준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올해 9월 임금 인상 자료를 보면, 상용직 노동자는 임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퍼센트(15만 8000원), 임시일용직 노동자는 3.8퍼센트(6만 3000원) 인상되는 데 그쳤다.

올해 경제성장률(4퍼센트가량)을 고려하면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오히려 후퇴한 것이다.

물가 인상으로 노동자들의 삶이 더 팍팍해지는 것을 막으려면 정부가 더 적극 지원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필수 공공 서비스와 생필품에 정부가 보조금 등을 지급해서 그 가격을 낮춰야 한다.

특히 노동자들의 임금이 인상돼야 한다.

사실 사용자들과 정부 관료들이 최근의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임금 상승을 촉발할 수 있어서다.

최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과 재무장관 재닛 옐런이 ‘일시적’이라는 단어를 그만 사용하고 인플레이션 억제에 더 집중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낸 것도 이 때문이다. 옐런은 1970년대처럼 임금-물가가 지속적으로 연쇄 급등하지 않으려면 임금 상승세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경제 불안정이 낳은 물가 인상을 모두 노동자가 부담하게 하고, 기업의 이윤은 기필코 지키려 하는 것이다.

임금이 물가 이상으로 오르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더 후퇴한다. 특히 저임금·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물가 인상은 삶을 위협하는 절박한 문제다.

몇몇 산업에서는 일손이 부족해 공급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는 노동자들이 투쟁하기에 유리한 조건이다. 이를 이용해 임금을 올리는 투쟁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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