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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텔, 정리해고 통보에 이어 직장폐쇄 공고

12월 8일 세종호텔 사측의 직장폐쇄 공고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임준형

세종호텔 사측이 정리해고 통보에 맞서 호텔 로비 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12월 9일부터 직장폐쇄를 실시하겠다고 공고했다.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에, 직장폐쇄를 통해 임금지급 중지·퇴거·사법 조처를 하겠다고 응답한 것이다.

세종호텔은 서울 명동에 소재한 객실 333실 규모의 특2급 호텔이다. 2011년에는 250명이 넘는 정규직 노동자가 일하던 사업장이었다.

그런데 수년간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외주화를 확대해 현재는 39명에 불과하다. 또한 성과연봉제로 임금을 삭감하고 강제전보로 노동자들을 탄압해 왔다.

그러다 코로나19로 영업이 어려워지자 지난 11월 2일 15명에게 문자로 12월 10일부 해고를 통보한 것이다.

사측은 노동자들의 쟁의행위로 사업운영에 심각한 차질과 손해가 발생했다며 직장폐쇄를 공고했다. 그러나 사측이 수년 동안 노동자들의 삶에 끼친 “차질과 손해”에 비할 바가 아니다.

12월 8일 세종호텔 앞에서 사측의 직장폐쇄 공고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이 ‘(가칭)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해고 통보를 받은 이주형 조합원은 노동자들을 헌신짝처럼 버리려는 사측을 규탄했다.

“아이가 태어남과 동시에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태어난 지 20일 된 아이 얼굴도 제대로 못 봤습니다. 자식이 저와 똑같이 살까 봐 시작한 싸움입니다.

“회사는 우리가 열심히 일한 [덕분에 번] 돈으로 많은 땅덩어리와 부를 쟁취했습니다. [이렇게] 노동자를 써먹고 버리려고 합니다. 노동자들이 하루 벌어 하루 살게 만드는 이 정부도 반성해야 합니다.”

정리해고 대상자 중에는 육아 휴직 중이거나 정년퇴직을 불과 몇 개월 앞둔 노동자도 있다. 또 세종호텔은 복수 노조 사업장인데, 정리해고 대상자 15명 모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조합원들이다.

역시 해고 통보를 받은 김란희 조합원은 이를 “명백한 표적 해고”라라고 비판했다. 또 “조합원이 아닌 직원들이 우리 편에 서지는 못하지만 힘내서 싸우라고 속닥속닥 응원해준다”며 투쟁을 다짐했다.

세종호텔지부는 직장폐쇄 공고에 따르지 않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해고 시도에 맞선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호텔 로비 농성장 ⓒ임준형
정리해고 시도에 맞서 투쟁 중인 세종호텔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현수막 ⓒ임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