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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제국주의 만행 폭로한 줄리언 어산지, 미국 송환 위기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는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피신해 있다가 2019년 체포돼 현재 런던의 벨마시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올해 1월 미국 정부는 어산지의 미국 송환을 요청했으나 영국 법원이 이를 거부했다. 미국 정부가 이에 항소했고, 지난주에 영국 고등법원은 1심 판결을 뒤집었다.

10월 23일 런던 어산지 송환 반대 시위 ⓒ가이스몰만

12월 10일, 영국 고등법원이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추방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로 어산지가 미국에 송환될 수 있다. 어산지는 미국에서 18건의 간첩법 위반과 해킹 관련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어산지는 서방 제국주의의 잔혹한 범죄를 폭로하는 수많은 문서와 외교 서한을 유출했다.

그중 하나는 2007년 이라크의 미군 아파치 헬기에서 찍은 영상이다. 그 영상에는 이라크 바그다드의 한 광장에서 〈로이터〉 기자 나미르 누르-엘딘, 운전기사 사이드 스마흐 등 여러 사람들이 아파치 헬기에서 쏜 총탄에 사살당하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최초 총격 이후, 비무장 상태의 어른과 아이들 한 무리가 소형 승합차를 타고 현장에 도착했다. 부상자를 호송하려던 것이었지만 이들에게도 총탄이 쏟아졌다.

유출된 자료의 많은 부분은 당시 미군이었던 첼시 매닝이 용감하게 건넨 것이었다. 매닝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7년 동안 수감됐고, 위키리크스 웹사이트에 대한 조사에서 증언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2019년에 1년 더 수감됐다.

2021년 1월 영국 법원은 어산지의 송환을 거부했다. 미국으로 송환될 경우 어산지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것이며 자해나 자살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은 이에 항소했다. 그리고 영국 고등법원의 잉글랜드·웨일스법원장 버넷과 판사 홀로이드가 미국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지난 1월 판결에서는 어산지가 극도로 통제적인 교도소[“슈퍼맥스” ADX 교도소]에 수용될 것이고 [이미 취약해진] 정신 건강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변호인단의 주장이 인정됐다.

이번에 미국 측은 어산지가 재판을 받는 동안에는 그런 처우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러나 동시에 어산지가 “추가적으로 비행을 저지르면” 어산지를 그런 잔혹한 수감 시설에 처넣을 것임도 분명히 했다.

어산지는 최대 175년형을 받을 수 있다.

어산지의 송환 여부는 영국 내무장관 프리티 파텔이 최종 결정하게 된다.

어산지의 약혼녀 스텔라 모리스는 12월 10일 고등법원 앞에 모인 사람들에게 이렇게 연설했다. “줄리언은 지난 2년 반 동안 벨마시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2010년 12월 7일 이후 11년 동안 어떤 형태로든 갇혀 있던 것입니다.

“얼마나 더 이래야 하나요? 오늘은 국제 인권의 날입니다. 정말 유감입니다. 하필 오늘 이런 결정이 내려지다니 얼마나 우습습니까.”

어산지가 끝내 송환된다면, 제국주의의 악행을 폭로하는 사람들에게 우려스러운 선례가 될 것이다.

어산지가 미국으로 강제 송환돼서는 안 되고, 혐의들은 모두 취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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