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으로 떼먹은 임금 당장 내놔라 11월 1일 현대중공업 출근 선전전 ⓒ출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12월 16일 대법원은 현대중공업 사측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아 미지급했던 임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노동자들이 소송을 제기한 지 무려 9년 만에 승소했다. 최근 물가가 인상돼 노동자들의 삶이 더 팍팍해진 마당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대법원은 ‘신의칙’을 적용해 어려운 회사 사정을 생각해야 한다는 사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판결을 파기 환송한 이유다. 신의칙은 노동자들더러 기업의 고충을 이해해 ‘신의’를 지켜야 한다는 뜻으로, 기업이 어려울 때는 체불임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는 부당한 법 기준이다.

2심 판결이 나온 2016년은 조선업 위기가 가장 심각했던 때였다. 그러나 지금은 조선업이 회복돼 수주가 대폭 늘었다.

노동자들은 이번 판결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제라도 사측은 체불된 임금을 제대로 지급해야 한다. 사측이 우리의 임금을 6000억 원이나 떼먹었다고 하는데, 1인당 수천만 원에 이르는 큰돈이다.

사측은 떼먹은 임금을 주지 않으려고 비싼 변호사 비용을 써 가며 대법원까지 끌고 갔다. 그러는 사이에도 정몽준·정기선 총수 일가는 해마다 수백억 원씩 배당금을 받아 챙겼다. 사내유보금도 늘었다. 회사는 돈이 없어서 안 준 게 아니었고, 소송 결과가 미칠 파장과 비용 상승을 우려했던 것이다.

경계

소송이 진행되던 초기인 2013년, 사측은 대법원 판결을 따르기로 노사협의회에서 합의했다. 체불임금 지급이 지연된 것에 해당하는 법정 이자도 지급하기로 했다(이 돈도 꽤 큰 액수다).

사측은 2009년 이후 정년퇴직자에게도 체불임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했었다. 그런데 9년이나 소송이 질질 끌리면서, 그 사이에 사망한 노동자들은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한다고 한다. 가족들이 받을 수도 있을 텐데, 너무 씁쓸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 사측은 대법원 판결을 수용하기는커녕 “당사의 입장과 차이가 있다”며 파기환송심에서 다투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사측만이 아니라 재계 전체가 적극 나서서,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더 커지게 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법원 승소로 노동자들의 기대가 크지만, 판결만 바라보고 무조건 희망을 가지기에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사용자들이 법원 판결조차 무시하는 경우도 너무 많았다.

예를 들어, 2019년 기아차 노동자들은 통상임금 소송에서 이겼지만, 잘못된 노사 합의로 체불임금의 절반만 받았다. 현대차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법파견 소송에서 이겼지만, 사측은 끝까지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신규채용 방식으로 절충했다.

사측은 어떻게든 부담을 회피하려 할 것이고, 다른 사용자들이 그랬듯이 지급액을 깎는 방식으로 노조에 타협을 압박할 수 있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이번 판결을 계기로 체불임금을 제대로 지급하라고 요구하며 싸워야 한다. 일감이 늘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을 이용해 투쟁한다면, 효과적으로 사측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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