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보호소 고문 사건 대응 공대위’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문 피해 난민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진

12월 23일,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새우꺾기’ 고문을 당한 모로코 국적 난민 신청자 M 씨의 보호일시해제(조건부 일시 석방)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청와대 앞에서 열렸다. 이 기자회견은 ‘외국인 보호소 고문 사건 대응 공대위’가 주최했다.

현재 M 씨는 1주일째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외국인보호소는 강제 추방을 앞둔 이주민을 출국시키기 전까지 구금하는 곳이다. 특히 난민들이 장기 구금되곤 한다. 황당하게도 구금 기간에 제한이 없어, 5년 가까이 구금된 사례도 있다.

올해 3월 화성보호소에 구금된 M 씨는 열악한 처우에 지속적으로 항의했다. 그러자 보호소 측은 M 씨에게 새우꺾기, 징벌방 감금 등 가혹 행위를 6월에만 여러 차례 저질렀다.

M 씨를 지원해 온 이주인권단체들이 이 사실을 9월에 폭로했고,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이 때문에 법무부는 자체 진상 조사를 하고 인권 침해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11월에는 국가인권위도 조사에 나서 인권 침해 사실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뒤늦었지만, 12월 13일에는 M 씨를 석방하라고 권고했다.

M 씨는 인권위의 석방 권고를 이행하라고 법무부에 요구하며 12월 16일부터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화성보호소에 구금된 다른 이주민 몇 명도 동조 단식을 벌였다. 보호소 밖에서 M 씨를 지원하는 단체들도 연대 단식과 SNS ‘인증샷 캠페인’ 등을 벌였다.

그러나 법무부는 아직도 M 씨를 석방하지 않고 있다.

법무부가 아니라 무법부 화성외국인보호소 고문 피해 난민 M씨는 한국의 법무부(Ministry of Justice)에 정의가 없다(“Ministry of INJustice”)고 꼬집었다 ⓒ이미진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M 씨가 보낸 메시지가 대독됐다.

“16일 오후, 법무부 장관 박범계와 법무부 직원들이 [방역 점검을 한다며] 화성보호소에 찾아와 나를 만났습니다. … 나는 줄곧 “Freedom and Justice!”(“자유와 정의를!”)를 반복해서 말했습니다.

“그날, 나를 찾아온 법무부 조사관들은 … 타협이랍시고 ‘모로코로 돌아가는 것’과 ‘제3국행’이라는 웃기지도 않은 제안을 해 왔습니다. 이런 제안은 한국 정부가 자신의 범죄를 얼마나 쉽게 은폐하려 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 줍니다.

“‘자유’와 ‘정의’를 외치는 내 두 눈을 그들이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얼굴을 붉히며 필사적으로 피하는 것을 똑똑히 봤습니다. 그들의 범죄는 나뿐만 아니라, 여기 화성 관타나모에 갇혀 있는 수백 명의 구금자들에게도 갖가지 형태로 자행됐습니다.”

그러면서 M 씨는 즉각 석방, 피해 보상, 한국 정부의 공식 사과, 고문에 가담한 보호소 직원들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

‘보호’라는 괴상망측한 개념

자신을 고문한 보호소 직원들의 감시와 통제하에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M 씨의 고통은 이루 헤아리기 어렵다.

M 씨와 연락을 주고받는 심아정 ‘외국인보호소 폐지를 위한 물결’ 활동가에 따르면, 보호소 측은 심지어 M 씨에게 가혹 행위를 저지른 직원에게 M 씨의 외부 진료를 위한 호송을 맡기고, 보호소 내에서 M 씨가 구금된 구역을 담당하게 했다.

M 씨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법무부·보호소가 주장하는] ‘보호’라는 괴상망측한 개념을 이해할 수 없다. 도대체 나를 누구로부터, 무엇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것인가? 내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나를 보호하겠노라는 법무부·보호소로부터의 보호다!”

구금은 보호가 아니다 화성외국인보호소 고문 피해 난민 M씨는 “나에게 필요한 건 법무부와 보호소로부터의 보호”라고 일갈했다 ⓒ이미진

기자회견 후 참가자들은 인권단체들의 국제적 모임인 세계고문방지기구(OMCT)의 긴급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OMCT는 서한에서 M 씨의 석방 등을 요구하며 이렇게 지적했다.

“한국이 당사국으로 가입된 [유엔] 고문방지협약을 관장하는 고문방지위원회는 사람의 팔과 다리를 함께 몸 뒤에서 묶는 행위[새우꺾기]를 고문 및 부당행위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해당 행위가 극심한 고통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서한 전달 후, 기자회견 참가자 20여 명은 청와대부터 광화문 인근 서울정부청사까지 봉투 가면을 쓰고 행진을 벌였다. 봉투 가면은 보호소 측이 가혹 행위를 하며 M 씨에게 씌운 “머리 보호 장비”를 상징한다고 한다. 보호소 측은 매우 답답하고 모욕감을 주는 이 장비를 테이프와 케이블타이 등으로 M 씨의 머리에 고정시켰다.

한편, 12월 23일 부산에 있는 출입국·외국인청과 대구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서도 ‘부산울산경남이주민인권공대위’와 ‘대구경북이주인권연대회의’ 활동가들이 1인 시위를 벌였다. 또 ‘대전충청이주인권운동연대’는 12월 29일 오후 2시에 청주외국인보호소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오늘 박근혜를 사면했다. 그래 놓고도 국가기관에 의한 고문 피해자를, 정부 스스로 그 사실을 인정하고도 석방하지 않는 것은 부당함의 극치다.

법무부는 M 씨를 즉각 석방해야 한다. 또, 가혹 행위를 사과·배상하고 난민으로 인정하기도 해야 한다.

내 이웃을 가두지 마라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봉투 가면을 쓰고 외국인보호소 폐지를 요구하며 청와대에서 광화문까지 행진하고 있다 ⓒ이미진
자유와 정의를! 화성외국인보호소 고문 피해 난민 M씨는 보호소를 방문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향해 “Freedom and Justice!”를 외쳤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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