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차별 개선을 위한 단협안을 실제 현장에서 도입하기 위한 투쟁이 중요하다 ⓒ이윤선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이 12월 7일 성소수자 권리를 포함하도록 ‘모범단협안’을 개정했다. 이 단협안에는 성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이 포함됐고, 기존에 이성애 중심으로 규정됐던 배우자와 가족의 개념을 확대해서 특별휴가(경조휴가), 경조사비, 의료비, 가족수당, 돌봄휴가 등의 복지 적용을 성소수자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일터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위해서 노동조합이 나서는 일은 시대적 흐름에 따른 당연한 일이다.

많은 성소수자들이 직장에서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을 숨기며 살아간다. 편견과 차별에 맞닥뜨리게 될까 봐 우려해서다. ‘한국 LGBTI 커뮤니티 사회적 욕구조사 보고서’를 보면, 성소수자 67.7퍼센트가 직장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조롱, 차별,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총 응답자 3159명). 일상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에서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큰 답답함과 불안으로 다가온다.

결혼하거나 가족을 꾸려도 성소수자는 직장에서 혼인휴가나 가족수당을 받을 수 없고, 파트너의 부모나 심지어 파트너가 죽어도 휴가는커녕 제대로 위로도 받지 못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조합이 성소수자의 권리를 명시적으로 옹호하는 것은 성소수자가 직장에서 자신을 드러내기 더 쉽도록 하고, 성소수자 포용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다. 또, 실제로 모범단협안이 체결된다면 직장 내 복지에서 차별을 완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모범단협안은 아직 ‘안’일 뿐이다. 모범단협안이 실제로 체결돼 효력이 생기려면 투쟁이 결정적이다.

경제 불황기에 기업주들은 아주 작은 양보도 허용하지 않으려 하고, 약속한 약간의 개혁조차 틈만 나면 되돌리려고 혈안이다. 기업주들은 국회에 발의된 차별금지법조차 ‘기업 옥죄기’라며 반대하고 있다. 차별금지법에 국가가 직접 기업을 제재하는 내용이 없더라도, 차별 금지 조항으로 인한 혹시 모를 소송에조차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각 사업장에서 체결되는 단협안은 차별금지법보다도 더 실질적일 수 있다. 게다가 복지 확대는 기업주들에게 곧 비용 증대로 여겨진다. 기업주 대부분이 반대할 게 뻔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모범단협안이 아무리 훌륭해도 실질화되려면 금속노조가 각급 사업장에서 이를 관철하기 위한 만만찮은 투쟁을 이끄는 게 핵심적으로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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