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은 죽지 않고 일하겠다는 노동자들의 소박한 꿈마저 짓밟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파업에 나섰습니다.”(유성욱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장)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노동자들(쟁의권이 있는 1700여 명)이 12월 28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CJ대한통운 사측이 합의를 이행하기는커녕 장시간·고강도 노동을 강요하려 들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93.6퍼센트의 높은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지난 6월 택배 노·사와 정부·여당은 택배 노동자 과로 방지 대책으로 2022년 1월 1일부터 택배 기사들을 분류 작업에서 제외하고 택배 기사들에게 고용·산재 보험을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르는 비용은 택배 요금을 인상(개당 170원)해서 마련하기로 했다.

자기 주머니만 채우는 CJ대한통운

그런데 택배 업계 1위(점유율 약 48퍼센트)인 CJ대한통운은 170원 요금 인상분 중 고작 60원가량만을 분류 인력 충원과 보험료로 지원하고, 나머지는 자기가 챙기고 있다. 2021년 4월 택배 요금이 오른 후 회사의 영업이익은 큰 폭(올해 3분기에 이미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1313억 원)으로 올랐지만, 노동자들은 여전히 분류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택배 기사들의 집화(판매자에게 물건을 받아 터미널로 옮기는 것) 수수료를 삭감해, 집화 업무 비중이 높은 노동자들의 임금이 월 40만 원 이상 줄었다고 한다. 지난 20년 넘게 임금(수수료)을 한 번도 올리지 않았으면서 말이다.

노동자들은 회사가 “과로사를 되레 돈벌이에 이용한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수수료 인상, 집화 수수료 차감 폐지 등을 요구하는 이유다.

CJ대한통운 사측은 합의 이행은커녕 장시간·고강도 노동을 강요하려 한다. 12월 28일 성남터미널에서 열린 파업 출정식에 참가하고 있는 택배 노동자들 ⓒ강철구

더욱이 CJ대한통운 측은 ‘당일 배송’, ‘터미널 도착 상품의 무조건 배송’, ‘주 6일제’ 등을 명시한 표준계약서 부속합의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지난 7월 노사정이 합의한 표준계약서에 사측이 일방적으로 부속 조항을 추가한 것인데, CJ대한통운 대리점들이 택배 노동자들과 계약할 때 이 문서를 적용하겠다고 한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이 부속합의서를 승인했다.

이 부속합의서는 장시간·고강도 노동을 심화시킬 내용을 담고 있다. 노조 결성 이후 노동자들이 투쟁하면서 조금씩 이뤄 온 성과들을 무력화시키려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독소 조항들이 관철되면 과로사가 재현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며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파업 매도하는 사측과 친기업 언론

한편, 지난 2년간 택배 노동자 21명의 과로사는 못 본 체하며 돈벌이에만 혈안이던 사용자들과, 우파 언론들은 역겹게도 파업을 비난하고 나섰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조선일보〉는 ‘CJ대한통운 택배 기사 연봉이 6500만 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인데, 또 파업한다’고 비난했다. 경총은 감염병 확산과 경제 위기를 들먹이며 노동자들을 집단 이기주의로 매도했다.

그러나 택배 노동자들은 코로나19 감염과 과로사 위험을 무릅쓰고 택배라는 필수서비스를 제공해 온 고마운 사람들이다.

택배 노동자들은 특수고용직이어서, 회사가 내야 마땅한 차량 유지비와 각종 업무 관련 비용을 자신이 부담하고 대리점주에게 수수료를 떼어먹히기도 한다. 이런 비용을 다 빼면, 연 평균 순소득은 4400만 원 정도다. 이조차도 주당 70시간(2020년 8월 고용노동부 실태조사)을 일해야 쥘 수 있는 액수다. 시급으로 환산하면 최저임금 수준밖에 안 된다.

이런 열악한 조건이 많이 알려져 있어서 이번에도 파업에 대한 여론은 우호적이다. 택배노조는 파업에 돌입하기 전에 물품을 배송하면서 ‘우리가 투쟁에 나서는 이유’를 담은 유인물을 함께 전달했다. 이를 본 고객들이 택배 기사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오고 있다고 한다.

“인간 대접 받아야 합니다. 우리들의 다리 역할을 해 주시는 분들인데. 파이팅 하세요”, “저임금, 과로가 안 되게 부디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힘내세요”, “저희는 많이 기다릴 수 있으니, 끝까지 투쟁해 권리를 찾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CJ대한통운 노동자들이 고객들에게 받은 파업 지지 메세지 ⓒ제공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비조합원들의 동참

비조합원들의 파업 지지 여론도 상당하다. 택배노조가 12월 12~13일에 CJ대한통운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비조합원의 74퍼센트가 파업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약속을 어긴 사측에 대한 공분과 투쟁에 대한 공감대가 적잖은 것이다.

파업 노동자들은 12월 28일 경기도 성남(수도권 조합원), 울산, 광주, 부산 등 전국 10곳에서 파업 집회를 진행하고, 사측의 불법 대체 배송을 감시·저지하는 활동에 나섰다.

쟁의권이 없는 조합원 1000여 명은 상품 규정에 맞지 않는 물건의 배송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파업 투쟁에 힘을 보태고 있다. 택배노조는 비조합원들에게도 이런 방식으로 투쟁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 파업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작업이 중단된 성남터미널에 택배물량이 쌓여 있다 ⓒ강철구
12월 28일 울산대공원 동문광장에서 열린 파업 출정식에 참가하고 있는 울산지역 택배 노동자들 ⓒ김지태
12월 28일 울산대공원 동문광장에서 열린 파업 출정식에 참가하고 있는 울산지역 택배 노동자들 ⓒ김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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