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 정부가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여기에서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완전히 극복하고 “정상 궤도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는 2020년 -1퍼센트 성장했지만, 올해는 수출이 늘어 4퍼센트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에 수출을 더욱 지원하고 취약한 내수를 보조해 코로나19 이전의 성장 추세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한통속 12월 27일 문재인과 재벌·대기업 총수의 청와대 오찬 ⓒ출처 청와대

이를 위해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지원, 감세, 규제 완화 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110조 원이었던 투자 프로젝트를 내년에 115조 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 33조 원과 함께 민자사업을 통한 지원 15.5조 원도 포함돼 있다. 요금 부담을 키우는 민자 개발의 문제점이 일산대교 사태를 통해 많이 알려졌지만, 정부는 여전히 GTX 건설 등 다양한 사업을 민영화의 한 형태인 민자 개발 형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 직접 투자 사업도 신고리 5, 6호기 핵발전소 건설사업(1.1조 원), 공항 건설 등 기후 위기 대처와 환경 보호에 역행하는 것들이 많다.

또 정부는 반도체·배터리·백신 등 65개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이 분야에 대한 투자에 세액 공제율 30~50퍼센트를 적용하기로 했다. 투자액의 절반까지 보조해 주겠다는 말이다. 이를 통해 삼성, SK, LG 등의 대기업들이 가장 큰 이득을 볼 것이다.

대표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비판받아 온 규제 샌드박스도 더욱 확대하겠다고 한다. 특히 바이오헬스 관련 산업을 내년부터 규제 샌드박스 적용 분야로 공식 포함시키기로 했다. 의료 분야의 규제 완화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처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를 낳을 위험천만한 일이다.

정부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입법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은 의료, 사회복지, 교육 등에서 영리화와 민영화를 강화하는 법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코로나19 시국에 꼭 필요한 공공의료 확대에는 소극적이면서 의료와 공공서비스의 영리화·민영화는 본격적으로 확대할 길을 열어 주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내년 경제정책 방향은 기업의 수익성을 지원하는 정책들이 주를 이룬다.

노동자 지원 정책 축소

내년에 경제를 “정상궤도로 도약”시키겠다는 말에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비상 상황에서 도입한 지원 정책들을 점차 거둬들이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부실 기업 구조조정을 유예했던 정책을 바꿔, 기업 구조조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부실 기업에 고용된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이 강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자도 벌지 못하는 ‘좀비 기업’이 전체의 40퍼센트에 이르는 상황이라, 정부는 연쇄적인 기업 파산이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그래서 기업에 대한 한시적 금융 지원 조처를 중단하면서도 다른 형태의 지원을 통해 전체 기업에 주는 금융 지원 규모는 유지할 계획이다.

반면 정부 지원 축소는 주로 노동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위기 산업의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 예산이 올해 1조 4000억 원에서 60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항공업, 관광업, 대면 서비스업 등 위기 산업의 일자리 불안이 여전한데 말이다.

게다가 긴급복지지원 예산은 68퍼센트나 삭감됐고, 코로나19 상황에서 시행된 저소득층 한시 생활지원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코로나19와 함께 아동 돌봄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어린이집 기능 보강 예산은 40퍼센트 넘게 삭감됐다. 임기 내에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을 아동 수 대비 40퍼센트로 확대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은 완전히 물건너갔다.(2020년 기준 20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에 늘어난 재정 적자를 감축하기 위해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 압박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미 내년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물가 상승률에 못 미치는 1.4퍼센트로 결정해, 실질임금을 삭감했다. 또, 공공기관의 “인력 조정, 경비 절감, 경영평가 강화 등”을 강조했다.

공공부문만이 아니라 민간 기업들에서도 임금 억제를 위해 직무급제, 성과연봉제 추진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선택·탄력근로제와 8시간 추가 연장근로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안내하겠다며, 정부가 나서서 주 52시간제를 무력화하고 장시간 노동을 지속시키는 방향을 밝히기도 했다.

기업 이윤 증대를 위해 노동자 착취 강화를 지원하는 데에는 이렇게 적극적인 것이다.

정부는 교육재정 축소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금은 내국세의 일정 비율이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으로 배정되게 돼 있는데,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이 제도를 바꾸겠다고 한다.

반면 매해 큰 폭으로 늘어 온 국방비는 내년에 55조 원에 달할 것이라 한다. 특히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경항공모함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경사노위나 그 밖의 대화 채널을 통해 사회적 대타협 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동조합 상층 관료와 노동운동 진영의 인사들을 끌어들여 노동자들의 반발을 완화하고 투쟁의 발목을 잡기 위해서다.

이런 정부의 위선과 경제 위기 고통 전가 시도 강화에 맞서 노동자 투쟁과 연대를 확대해야 한다.

📱 스마트폰 앱으로 〈노동자 연대〉를 만나 보세요!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아이폰 앱 다운로드

📮 매일 아침 이메일로 〈노동자 연대〉를 구독하세요! 아이폰 앱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