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6일 열우당 의원 이은영이 이혼숙려제를 담은 ‘이혼절차에 관한 특례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은 이혼 절차를 강화해 이혼을 억제하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이 법안대로 하면, 이혼하려는 부부는 3개월의 이혼 ‘숙려 기간’을 거친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경우에는 전문가들의 의무 상담을 받아야 한다.

미성년 자녀가 없는 부부에게도 법원은 상담을 ‘권고’ ― 사실상 압박 ― 할 수 있다. 또한, 상담 시 법원 밖에서 하는 상담은 유료화하려 한다. 

이혼숙려제는 ‘경솔한 이혼’을 예방한다고들 하지만, 사실 이혼을 충동적으로 결정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오늘날 이혼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혼은 많은 사람들(특히 여성들)에게 힘겨운 선택이다.

이혼 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경제적·심리적 문제들 ― 궁핍, 이혼자들에 대한 편견, 양육의 어려움 등 ― 때문에 이혼은 종종 육체적 고통까지 수반하는 오랜 심리적 고통을 겪은 끝에 내린 결정인 경우가 흔하다.(같은 이유에서, 불행한 결혼 생활을 청산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현행 협의이혼 절차가 너무 간소하고 손쉽다고 하지만, 쌍방이 합의하지 않을 경우 재판까지 가야 하는 등 여전히 제약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의무상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이혼의 자유를 더욱 옥죄는 것이다.

이혼숙려제는 이혼 뒤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들을 해결하는 데서 도움이 되기는커녕 이혼에 대한 편견만 강화한다.

오늘날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가 늘어나면서 결혼과 성에 대한 대중의 관념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혼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편견은 없어져야 한다. 결혼이나 이혼은 어디까지나 개인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겨야 한다.

무엇보다, 이혼이 인생의 실패가 아니라 새로운 삶의 출발이 될 수 있도록 경제적·사회적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빈곤을 없애고, 개별 가정에 맡겨진 양육의 부담을 사회가 책임지게 하고, 여성 차별에 반대하는 투쟁이 또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