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달라 함독 수단 총리가 퇴진하자, 일부 한국 언론들에서는 벌써부터 ‘민간’ 출신 총리의 사임으로 민주화가 더 멀어졌고, 수단은 더 큰 수렁에 빠지게 됐다는 한탄이 나온다.

그러나 이런 한탄은 혁명을 ‘혼란’으로 보며 상황의 안정을 더 중요시하는 것이다.

함독은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와 배신적 협상으로 정권에 복귀했고, ‘민간’ 외양을 이용해 대중적 분노를 잠재우고 싶던 군부의 위장막이었을 뿐이다.

찰리 킴버가 총리를 퇴진시킨 수단 대중의 투쟁 상황을 소개하며 혁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이제 “국제 사회”나 군부 타협적 인사들과 의존을 끊고, 대중 시위와 파업으로 저항위원회를 강화해야 한다 ⓒ출처 Mosaab Hassouna

혹독한 탄압에도 굴복하지 않는 대중의 거리 항쟁에 밀려 수단 총리 압달라 함독이 사임했다.

함독은 1월 2일 사임을 발표했다. 사임 발표 직전 보안군은 주기적으로 열리던 집중 집회를 진압하면서 시위 참가자 세 명을 살해했다.

함독은 지난해 10월 군부 지도자 알부르한이 이끈 쿠데타에 의해 총리직에서 쫓겨났다가, 알부르한과 맺은 배신적 협상으로 11월에 다시 총리직에 복귀했다. 그러나 함독의 이번 사임으로 그 협상은 물거품이 돼 버렸다.

적나라한 탄압으로 지배를 유지하는 현실을 은폐할, 민주주의를 가장한 위장막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함독이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가 아무런 대중적 지지를 누리지 못하는 꼭두각시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유엔은 모두 함독을 지지했다. 그가 군부를 향한 대중의 분노를 잠재워 줄 것이라는 기대에서였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세력들은 대부분 그의 본질을 간파했다.

지난해 10월 25일 쿠데타가 일어난 이래 사람들은 대단한 용기를 발휘하며 끈질기게 거리 시위를 벌여 왔다. 매 행진이 목숨을 건 모험이었다. 쿠데타 이래 보안군의 진압으로 사망한 사람이 최소 57명에 이른다.

12월 30일에는 대규모 시위대가 수도 하르툼의 대통령궁으로 행진하자 군경이 이들을 저지하려고 최루탄을 쐈다. 그러면서 최소 네 명이 사망했다.

수단 활동가 제이납은 이렇게 전한다. “경찰은 무자비합니다. 일부러 최루탄을 직사해서 사람들을 다치거나 죽게 해요. 그런데도 계속 시위가 벌어지다니 참으로 영웅적인 일이죠.”

지난 며칠 사이, 기층 저항위원회의 지도적 구성원들이 체포되거나 실종됐다는 소식이 늘어났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저항위원회들은 저항의 엔진 구실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일상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안적인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시위를 조직하며, 거리를 통제하려는 당국의 시도에 맞서 왔다.

수단 활동가 샤다는 〈소셜리스트 워커〉에 이렇게 전했다. “저항위원회들은 혁명의 심장과도 같아요. 군부는 혁명을 끝장내고 싶어 하고 그래서 저항위원회 활동가들을 표적 탄압하는 것이죠.”

12월 25일 대규모 거리 시위 때도 이를 분쇄하려고 군대가 투입됐다.

그럼에도 그날 시위대는 대통령궁 인근까지 전진할 수 있었다.

저항은 이제 “국제 사회”나, 군부와의 타협을 추구하는 자들에 대한 모든 의존을 끊어야 한다. 쿠데타에 맞서는 세력들은 더 공세적이어야 하고 알부르한과 군부에 맞선 대안적 권력의 구심을 제공해야 한다.

대중 시위와 연결된 광범한 파업을 통해 저항위원회는 장악력을 확보할 수 있다.

‘자유와 변화를 위한 연합’(FFC) 등의 항쟁 내 자유주의 세력은 운동을 승리로 이끌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 그들은 사회의 핵심 권력자들이 인정한 방식과 엘리트들의 협상이라는 틀 안으로 저항을 제한하려 한다.

총리를 사퇴시킨 이번 승리는 더 많은 저항의 발판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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